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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 블록체인 개발자 위해 일해서 남주는 청년들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 준비위원회 김희연 임완섭씨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9-04-28 11:38 송고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 준비위원회 임완섭(왼쪽), 김희연 씨가 2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 준비위원회 임완섭(왼쪽), 김희연 씨가 2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한국에도 해외에 뒤지지 않는 유능한 블록체인 개발자가 많거든요. 연구개발 결과를 소개할 적절한 창구가 없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블록체인 개발자와 연구 결과물이 많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요. '이드콘'은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주인공'으로 빛날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해요."

블록체인 개발 생태계 확장을 위해 개발자 콘퍼런스를 '재능기부'로 준비하는 20명의 청년이 있다.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ETHCON KOREA) 준비위원회가 그 주인공. 왜 일해서 남 주는 콘퍼런스를 기획하고 있는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단 김희연(24), 임완섭(28)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씨는 현재 블록체인 스타트업 '에어블록'에서 사업개발 헤드로, 임씨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 소속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분산 컴퓨팅 플랫폼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개발자로부터 지지를 받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자체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해 최신 연구 동향과 연구·개발 자료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 행사를 열기도 한다. 세계 최대 블록체인 개발자 콘퍼런스 '데브콘'(Devcon)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데브콘4'에 참석한 임완섭 씨는 해외 개발자들이 서로의 연구 결과에 감동하고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한국에도 이런 개발자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넘어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국내 블록체인 콘퍼런스는 특정 이익집단을 홍보하는 발표세션, 에어드롭 이벤트 등 회의감이 들 정도로 피상적이고 단순 홍보를 위한 경우가 많잖아요. 블록체인 산업은 개발자의 활동영역이 크고 중요한데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가 부족하죠. 국내 이더리움 개발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1만명이 넘는데 우리는 왜 이런 콘퍼런스가 없을까 하다가 그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이같은 생각을 가진 국내 업계 관계자들과 뜻을 모아 '이드콘'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이드콘을 함께 꾸릴 운영진을 공개 모집했고 일주일만에 20명이 모였다. 기획단 멤버의 직업은 개발자 뿐만 아니라 회계사,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하다. 그렇게 지난 1월 말 이드콘 준비위원회가 본격 출범했다.

이드콘은 크게 △발표세션(강연) △블록체인 기업 부스 전시 △잡페어 △블록체인에 대해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라이트닝 2분 토크' △초보 개발자를 위한 블록체인 실습 공간 '비기너코스룸' 5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발표세션에서는 디앱(DApp), 프라이버시 및 아이덴티티, 암호 경제학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20분간 다룬다. 주최 측이 유명인사를 발표자로 섭외하는 다른 콘퍼런스와 달리 연사로 참여하고 싶은 업계 관계자들의 사전신청을 받았다.

두 사람은 가장 기대되는 발표자로 한우영 학생의 '중학생도 만드는 IPFS Dapp 만들기'를 꼽았다. '모든 걸 잘하고 싶은 중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우영 학생은 참가자 앞에서 블록체인 디앱 개발기를 소개한다.

블록체인 기업부스 전시장은 축제처럼 꾸밀 예정이다. 암호화폐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채용을 위한 잡페어 공간도 운영된다.

라이트닝 2분토크는 당일 15명을 선착순으로 받아 진행된다. 짧은 시간동안 블록체인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고 자신의 연구·개발에 대한 협업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블록체인을 다룬 적 없는 초보개발자들이 현직 개발자들과 함께 실습할 수 있는 비기너코스룸에서는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인 '솔리디티'나 개발 프레임워크 '트러플' 등을 실습해 볼 수 있다.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 홈페이지 © 뉴스1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 홈페이지 © 뉴스1

그렇다고 이드콘이 블록체인 개발자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다. 김희연씨는 "이더리움과 블록체인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직접 사용해보는 경험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고 친밀도를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드콘은 약 500명의 참가자가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조건 많은 참가자를 모으는 것보다 진성 이용자들을 모아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임 씨는 "이드콘은 이더리움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더리움 생태계 확장 방안으로 이드콘에서 소개된 국내 개발사례를 모두 영문으로 번역해 해외 커뮤니티에 소개할 예정이다. 국내 개발자와 연구 결과의 우수성을 전 세계로 알리겠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유명한 국제 콘퍼런스는 비용·언어적인 측면에서 한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잖아요. 국내에 훌륭한 블록체인 연구물이 많은데 이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과정이 쉽지 않거든요. 글로벌 커뮤니티는 영어가 주가 되다 보니 국내 개발자들이 소외되고 위축되는 경향이 있어요. 이드콘의 미션 중 하나가 국내 개발자들의 연구 결과물을 글로벌 커뮤니티에 소개해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게 하는거예요"

이드콘은 국내 개발자들이 언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게 여러 장치를 뒀다. 모든 행사는 한국어로 진행되며 영어발표는 20%로 제한했다.

국내 개발자가 주가 되는 행사임에도 해외에서 적극적인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 개발자의 발표 세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비탈릭부테린 이더리움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드콘을 공식 지지하기도 했다.

이드콘 준비위원회는 '이드콘' 이름으로 세계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가 이어질 수 있게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임완섭씨는 "한국을 시작으로 이드콘 태국, 이드콘 베트남이든 현지 커뮤니티 주도로 개발자 콘퍼런스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게 하나의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 행사 포맷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커뮤니티 주도의 이더리움 개발자 콘퍼런스 '이드콘 한국 2019'는 오는 5월 27일~28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이드콘 한국 온라인 홈페이지와 현장에서 참가신청을 받는다.

이드콘 준비위원회는 행사 운영·접수, 촬영, 콘텐츠 번역 등의 영역에서 자원봉사자를 실시간으로 모집하고 있다. 또 이들을 지원하고 싶은 기업의 스폰서십신청도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받고 있다.


hw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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