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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개인 신분증명, 블록체인 '분산ID'가 해결한다

페이스북 SK텔레콤 등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연구 활발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9-04-26 10:14 송고
모델들이 SK텔레콤 블록체인 모바일 신분증과 MR 글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2019.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모델들이 SK텔레콤 블록체인 모바일 신분증과 MR 글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2019.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해킹으로 지난해 2900만명의 이용자 정보를 도용당했던 페이스북이 해킹 재발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로그인 및 데이터 공유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반의 사용자 신원인증(분산ID)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정보통신(IT)·금융 기업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원인증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원인증일까?

신분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모하면서 서류 증명없이 온라인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공인인증서와 같은 공인된 기관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신원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민감한 개인정보가 수많은 조직계좌에 파편화되는 과정에서 개인이 아닌 시스템 제공자(기업)가 개인정보를 관리하게 됐고, 개인의 정보 제어권한이 사라졌다.

또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가 늘어나면서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 사회이슈로 떠올랐고 개인정보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에 유럽연합은 지난해 5월 개인정보처리와 이동에 관한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발표했다. 유럽연합 내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GDPR은 정보주체의 권리와 처리자의 의무를 대폭 강화하도록 했으며 위반 시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업은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개인은 정보보호역량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며 '자기 주권형 신원증명'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산ID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분산ID는 '주민등록증'과 다르다

분산ID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분증이다.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신원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화된 신원관리 체계다. 우리가 지갑에 주민등록증을 보관하고 필요할 때 꺼내 나를 증명하는 것처럼, 개인 블록체인 월렛에 내 개인정보를 담아 필요한 때 개인키(비밀번호)를 입력해 나를 증명하는 것이다.

한성준 SK텔레콤 매니저는 "(개인)정보사용 및 제공의 주체가 기업에서 개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산ID를 도입하면 개인이 특정 기관과 상호작용할 때, 신원주체가 그 흐름을 통제할 수 있어 신원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산ID' 국내 실사용 사례 및 금융관리표준 나온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중 '분산ID' 개념의 블록체인 신분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록체인 신분증은 디지털 신분증으로 분산원장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기록해 신원확인, 출입통제, 각종 거래 및 계약 과정 중 본인 확인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연 티켓예매, 온라인 공동구매 등 민간분야뿐 아니라 운전면허증, 정부 발급 신분증, 여권 등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신분증 상용화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 2월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모바일 블록체인 신분증을 활성화해 한국과 독일을 오가는 여행객들이 양사의 서비스를 간편한 신원 확인 및 가입 절차만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도 분산ID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금융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 'R3'는 '디지털아이덴티티'라는 블록체인 신분증 애플리케이션(앱)을 공동 개발 중이다. R3에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에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이 접목되면 고객확인 절차와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산ID가 금융업에 접목되면 비대면 방식의 신원확인 기술이 구현돼 이용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편리한 금융거래가 핀테크 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금융보안원에서는 분산ID 기반 신원정보관리 프레임워크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임형진 금융보안원 보안연구부 보안기술연구팀장은 "금융사마다 다양한 분산ID를 설계하고 있어 범금융권에 통용될 수 있는 분산ID 기술표준을 연구하고 있다"며 "금융권 분산ID 모델 및 기능 요구사항, 공통 보안 위협 등을 고려하면서도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금융 표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hw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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