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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IPTV 가입자 확보한 1위 KT도…콘텐츠 투자는 '숙맥'

[넷플릭스 뛰는데 대항마 없는 韓]<하>규제이슈에 '발목'
전문가 "구독 '맛' 들인 소비자, 빼앗기면 되찾기 어렵다"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19-04-24 07:05 송고 | 2019-04-24 09:30 최종수정
편집자주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상륙하던 지난 2016년. OTT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을 뒤늦게 고민하고 있지만 갈길은 멀기만 하다.
최광철 KT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미디어상품담당 상무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올레 tv 800만 달성 기념 기자설명회에서 올레 tv차별화 서비스를 발표하고 있다.2019.4.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최광철 KT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미디어상품담당 상무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올레 tv 800만 달성 기념 기자설명회에서 올레 tv차별화 서비스를 발표하고 있다.2019.4.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KT가 인터넷멀티미디어TV(IPTV) 서비스 '올레tv'의 콘텐츠 투자 확대에 나섰다. 할리우드 대형 프로덕션과 계약을 맺고 국내 미개봉작을 들여오는가 하면 영유아, 노인계층 콘텐츠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경쟁사 LG유플러스는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사업자와 손을 잡고 안방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도 국내 지상파 3사와 합작법인까지 설립하며 오리지널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합산규제 이슈에 콘텐츠 투자 미지근

24일 KT에 따르면 자체 집계결과 지난 18일 기준으로 IPTV 가입자가 800만명을 넘어섰다. 3200만명 가량인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25%에 달하는 가입자 점유율이다. 

업계는 지난해 6월29일 계열사의 가입자 점유율을 합산해 전체 가입자의 3분의1(33.3%)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인 '합산규제'가 일몰 폐지된 이후 KT의 가입자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KT가 공개한 IPTV 가입자 수 800만명과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가입자를 합산하면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KT 계열의 점유율은 35% 이상으로 치솟는다. 
그러나 KT는 1위 사업자임에도 상대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유료방송 콘텐츠 투자에 소극적인 실정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넷플릭스TV 서비스를 채널형 서비스(플랫폼 인 플랫폼; PIP)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제휴해 '유튜브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대교, 웅진 등 교육전문업체와 손잡고 '유플러스 아이들나라'를 제공해 영유아 부모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도 5세대(5G) 이동통신 콘텐츠의 핵심은 '미디어'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미디어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지상파 3사와 전격 제휴해 미디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가 하면 미국 지상파 싱클레어방송그룹, 미국 케이블TV업체 컴캐스트그룹과도 연이어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초기 금액만 6000억원에 달하며 이들과 함께 콘텐츠 투자에 나서면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이렇다 할 콘텐츠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는 KT가 이미 합산규제 상한선을 넘어선 만큼 국회에서 논의중인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콘텐츠 투자 계획 등을 드러내놓고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KT의 가입자 점유율은 이미 35%를 넘어선 상태"라면서 "여기서 경쟁사에 대응해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히면 자칫 추가 가입자 확보를 통해 '독점적 사업자'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이미 '구독형'에 맛들인 소비자, VOD 수급으론 경쟁 어려울듯 

그러나 KT가 가입자 점유율을 의식해 콘텐츠 투자를 미루면 순식간에 경쟁사로 가입자를 빼앗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유료방송 시장 집중현상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방송시장은 결합상품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서비스 품질저하나 요금인상 움직임이 있으면 가입자들이 타 방송사업자로 즉시 이동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유료방송의 경우 각종 결합요금제나 약정할인 등에 가입자를 묶어두는 경향이 강하고 월 이용료를 내더라도 영화 등 최신 콘텐츠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형태다. 

그러나 넷플릭스 등 최신 OTT서비스는 1주일, 1개월 단위로 손쉽게 가입, 해지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번 이용할 경우 '월정액' 형태기 때문에 추가 요금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IPTV에서 VoD를 한번 시청하려면 요금을 내고도 최장 1.5분 가까이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것과 달리 OTT서비스에선 광고가 거의 없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미디어 전문가는 "이미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구독형 서비스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면서 "과거와 같이 경품이나 할인 등 '비용' 때문에 옮겨가는 가입자와 달리 '콘텐츠'의 품질을 찾아 떠난 소비자는 좀처럼 되찾기 힘들어 KT가 더는 콘텐츠 투자를 늦춰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서울 KT광화문 사옥. 2019.4.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 KT광화문 사옥. 2019.4.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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