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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보고서 발표…트럼프 사법방해 결정적증거는 없어(종합)

민주당, 바 장관 기자회견 '여론전'이라며 반발
바 법무, 5월 1~2일 미 의회 청문회 출석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9-04-19 04:14 송고 | 2019-04-19 06:50 최종수정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 보고서. © 로이터=뉴스1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 보고서. ©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률팀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팀 소속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제이 세컬로우, 제인 라스킨, 마틴 라스킨 등은 이날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뮬러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할 때 제대로 행동했음을 보고서가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 법무부는 뮬러 특검 보고서를 공개했다. 결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 조사와 관련해 사법방해를 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는 것이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함께 특검 보고서를 공개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사이에 공모는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트럼프 선거 캠프 측의 협조를 얻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뮬러 특검의 22개월간에 걸친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가 있었다는 결정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기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특검이 제출한 약 400쪽 분량 보고서 원본 가운데 △대배심에 제시한 정보 △ FBI 및 동맹국 관련 기밀자료 △사생활 관련 정보 등 공개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내용을 수정·삭제한 '편집본'이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 로이터=뉴스1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 로이터=뉴스1

바 장관은 현지시간 오전 11시에 연방 의회에 이 보고서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일반인들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도 보고서를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뮬러 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소환을 검토했으나 실제로 소환하지는 않았다. 마지막 단계에서 조사 시간이 크게 지연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뮬러 특검은 사법 방해에 대한 법적 분석을 위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않는다는 법무부의 오랜 관점을 수용했다.

뮬러 특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K. T. 맥팔랜드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게 마이클 플린 전 NSC 보좌관에게 러시아 대사와 제재를 논의하지 말도록 요청하지 않았다는 내부 서한 초안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한 이유는 그가 대통령은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공적으로 발언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중대한 증거'는 존재한다.

일부 증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NSC 보좌관이 러시아 대사에게 전화를 한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어서' 사법방해 의도의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조사를 확대하기 위한 플린 전 NSC 보좌관에 대한 조사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성립됐다고 밝혔다.

코미 전 FBI 국장이 트럼프 대선캠프에 대한 조사를 의회에 밝힌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돈 맥건 전 백악관 법률 고문에게 사법부에 관여하도록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대니얼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수차례 가지고 갔으나, 코츠 국장이 조사에 관여하는 것은 자신 권한 밖이라고 거절했다.

이에 백악관 변호사들은 우려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FBI 국장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을 검토하는 제안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기관 지도부에 FBI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중단시키거나 방해하라고 지시하거나 요구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스캔들 수사를 맡을 FBI의 특별검사가 임명되자 한때 자신의 대통령직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세션스 전 장관이 2017년 5월 뮬러 특검의 임명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리자 트럼프 대통령이 망연자실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맙소사. 끔찍하다. 내 대통령직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난 망했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 수사에서 자신을 빼달라고 수개월 동안 닥달해온 세션스 전 장관을 향해 "제프, 자넨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둘 수 있나?"라며 그에게 자신을 실망시켰다고 질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임명 1개월 후인 2017년 6월 그를 제거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건 전 법률고문의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세션스 전 장관에게  뮬러 특검이 "이익이 상충되는 인물이고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맥건 법률고문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시대의 주요 법 집행관들을 해임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지시를 수행하지 않았다.

이틀 후 트럼프 대통령은 레완도스키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사무장을 시켜 세션스 전  장관으로 하여금 러시아 스캔들 관련 조사가 "대단히 불공정하다"고 말하도록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1월 사임한 세션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당신은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이번 수사를 마녀사냥이자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였다. 세션스 전 장관에 대해서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이런 특검을 받게 되면 대통령직을 망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이 걸리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이런 일은 내게 일어난 일 중 최악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 좋은 날이다"며 "보고서에 따르면 공모도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있었던 상이용사 모임에서 "그런 일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며 "이러한 일의 진상은 규명돼야 하며 다시는 다른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뮬러 특검 측에서는 아무도 바 장관의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바 장관이 보고서 공개 전에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취소를 요구했다.

특검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바 장관이 5월 1일 상원 법사위원회에, 다음 날인 2일에는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뮬러 특검도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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