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도축 4시간된 돼지 뇌세포 살려냈다"…예일대 연구

"'의식' 아닌 뇌세포 일부 기능 살려낸 것" 설명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9-04-18 14:46 송고 | 2019-04-18 14:47 최종수정
돼지 © AFP=뉴스1
돼지 © AFP=뉴스1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진들이 도축된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세포 기능을 일부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

1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수록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죽은 돼지의 뇌를 몸에서 분리한 후 세포의 퇴화를 막고 대사 활동과 같은 세포 기능을 회복하도록 고안된 특수 용액을 주입했다. 그러자 뉴런을 포함해 뇌세포가 부패를 멈추고 다시 산소와 포도당 소비를 계속하면서 되살아났다.
과학자들은 뉴런들이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자발적 시냅스 활동'을 발견했고, 세포들이 외부 전기 자극에 반응했다고도 말했다. 또 이 뇌에서 세포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살아있는 세포의 형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뇌세포는 죽는 속도가 빠르고 산소공급이 차단되어 파괴되면 되살릴 방법도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실험은 뇌세포가 예상보다 더 견고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세포 또는 장기의 죽음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과정"이라면서 이 실험이 "세포의 죽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뇌를 안정적이고 살아있는 상태로 회복시킬 수 없었으며 단지 피할 수 없는 것을 늦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뇌졸중 등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죽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해 장기 기증 등의 규정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연구진은 네이처 출간 직전인 16일 기자들과 만나 "실험이 살아있는 동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식육용으로 도축된 돼지들을 완전히 죽은 후 이용했다"고 밝혔다. 또 전반적으로 뇌활동을 억제하는 용액을 사용해 돼지의 '의식'이 되살아날 위험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죽은 사람을 살려내거나 자신의 머리를 냉동 보존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 사람들에게 이 기술이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ungaunga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