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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전 배구단 광주 유치, 3년 더 노력하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2019-04-17 15:26 송고
박영래 기자.© News1
17일 오전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전력 본사 정문. 광주지역 체육인 400여명이 모여 1시간30여분 동안 집회를 벌였다.

남자 프로배구 한전 빅스톰 배구단의 연고지를 경기도 수원으로 결정한 한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였다. 지난 10일 대규모 집회에 이은 2차 집회다.

이들은 "150만 광주시민의 염원을 무시하고 배구단 연고지를 수원으로 결정한 한전 경영진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현수막 10여장을 도로변에 내걸고 철수했다. 하지만 남겨진 현수막은 불법 현수막으로 규정돼 불과 2시간여만에 나주시가 철거했다.

지난 5일 한전 배구단 연고지가 수원으로 확정된 뒤부터 광주지역 체육인들은 한전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1인 시위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들의 항의집회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특히 이들이 내건 플래카드에 적힌 '광주시장을 모욕한 한전 사장은 사퇴하라'는 주장은 바라보는 이들을 민망스럽게 만들 정도다.

광주시체육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섭 광주시장이 경기도 의왕시까지 직접 방문해 선수들에게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설명하는 등 배구단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한전이 정상적인 협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수원시와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데 대한 유감 표명이다.

한전도 광주지역 체육인들의 같은 주장에 대해 "한전 배구단 연고지가 수원으로 연장 결정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절차적으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는 항변이다.

한전은 "배구선수는 한전 직원이 아닌 구단과 개별 계약한 개인사업자로, 구단을 선택하고 계약하는 데 있어 연고지는 중요한 고려 요소로 선수의 동의 없이 구단이 일방적으로 연고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무시한 연고지 이전 시 우수선수 이탈로 팀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게 한전의 해명이다.

이와 함께 "V-리그 관계자 의견, 배구팬 여론 동향 등도 반영해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광주 배구발전과 저변 확대와 상생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광주시체육회, 광주시배구협회, 광주시장애인체육회 등 광주지역 체육단체 회원들이 수원시와 배구단(한전 빅스톰) 연고지 연장 협약을 체결한 한전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4.10/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절차적으로 연고지 선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한전 측 입장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한전 배구단 광주유치가 무산된 데 따른 책임을 한전에 돌리는 광주지역 체육인들의 항의집회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배구단을 빼았기지 않으려는 수원시의 입장도 역지사지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도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광주시민들은 한전 배구단의 광주유치를 위해 보다 철저하고 논리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항의집회보다는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한전 배구단 광주 유치의 필요성과 절실함 등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초 수원시는 이번 한전 배구단 연고지 존치를 요구하면서 5년 계약을 요구했으나 한전이 3년간만 계약하자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의 본사가 나주로 이전한 데 따른 배구단 연고지 변경도 필요하다는 한전 내부의 목소리가 반영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각종 국책사업 유치 등에서 광주전남의 대응방식은 논리적인 설득을 통한 유치보다는 지역낙후를 근거로 한 읍소형에 치우쳐 있다는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많은 상황이다.

광주지역 체육인들의 한전 본사 항의집회를 통해 목소리는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이제 소모적인 낭비보다는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논리적인 설득을 통해 한전 배구단이 광주로 유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yr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