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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EHT 연구진 "블랙홀 관측…아인슈타인 이론 검증"

EHT 프로젝트 참가한 한국연구원들 기자설명회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9-04-11 14:24 송고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재영 연구원(독일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이 1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프로젝트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4.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재영 연구원(독일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이 1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프로젝트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4.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인류가 '블랙홀'(black hole)을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블랙홀의 실체를 밝힌 것이다. 블랙홀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빨아들이는 강력한 중력의 존재다. 

이벤트호라이즌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사건지평선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연구진들을 1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EHT 언론 설명회'를 갖고 이번 연구의 진행과정·의미,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EHT 연구진은 전파망원경 8개로 구성된 가상망원경 'EHT'로 관측한 블랙홀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있는 'M87' 거대은하 가운데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M87 블랙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65억배에 이른다.

다음은 EHT 연구에 참여한 한국연구진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연구에 대한 개요를 설명해달라.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EHT라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많은 연구팀들의 많은 연구자들의 집합으로 돼 있다. 13개 기관이 주요 역할을 하고, 한국도 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 거대한 질량을 가진다. 따라서 작은 빛도 탈출할 수 없다. 이 블랙홀 관측을 위해 EHT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전세계 곳곳에 있는 8개 전파 망원경을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연결해 블랙홀을 관측하는 시도를 진행했다. 그 이전부터 연구는 진행됐지만 공식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2017년부터다. 이번에 우리가 달성한 분해능은 한라산에서 백두산 정상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하나하나까지 볼 수 있는 분해능을 구현했다. 작은 천체인 블랙홀을 영상화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다. 200여명이 넘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관측하고 데이터를 처리했다. 2여년의 노력 끝에 지난 10일 밤 10시 우리는 이미지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 박사)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검증한 게 가장 큰 의미다. 100년전 검증된 이론은 중력이 강하지 않은 개기일식 과정에서 진행됐다. 이번에는 중력이 매우 극단적인(강한 중력) 상황인 블랙홀에서 증명한 것이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 중간에는 제트스트림이 없는데, 이유는?
▶(김재영 박사)제트스트림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EHT가 아직 제트스트림이 보일 정도의 해상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랙홀에는 이번에 발견된 이벤트호라이즌(사건 지평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이 있지만 아직 그것들을 관측하지 못한 것이다. 2020년까지는 적어도 3개의 망원경이 추가될 것이기 때문에 해상도는 추후 보완해 나갈 것이다.



-방금 언급한 3개 망원경에 대해 추가 설명해달라.
▶(김재영 박사)미국, 유럽, 그린란드 등의 망원경들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망원경의 역할은 얼마나 세밀하게 구분하는지 분해능이 중요하다. 이는 망원경 크기와도 관련이 깊다. 이번에는 지구크기의 망원경을 만든 것이다. 지구크기의 망원경을 가상으로 만들어 분해능을 늘릴 수 있는만큼, 우주공간에 전파망원경을 세워 지구보다 더 큰 망원경을 구성할 수도 있다.

-2017년에 M87 블랙홀을 관측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그 이후의 관측 시도는?
▶(김종수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 망원경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칠레의 알마 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은 66개의 안테나를 가지고 있는데 2018년에는 이 망원경을 이용할 수 없었다. 지난해 이 망원경없이 관측했고, 이에 대한 분석은 아직 못했다.
▶(정태현 연구원) 2017년 관측이 됐고 지난해 4월말쯤에도 관측됐다. 관측하는 지역의 날씨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관측이 쉽지 않다. 또 한번 관측할 때마다 소요되는 인력, 데이터양 등이 많기 때문에 최적의 날을 찾기가 어렵다. 지난해에도 데이터를 얻기는 했지만 흔히 말해 반타작도 안되는 데이터였다.

-궁수자리 블랙홀 관측은 어떻게 되고 있나?
▶(김종수 본부장)EHT 만원경은 2017년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 거대 질량 블랙홀도 관측을 했다. M87을 포함해 우리은하 궁수자리 거대질량 블랙홀이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기 좋은 천체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함께 관측했지만 과학자들이 먼저 M87을 분석했고 궁수자리는 현재 분석 중이다.

-연구를 하면서 어려운점?
▶(조일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생)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전파간섭계 자료는 어려 망원경을 각자 자료들을 동기화해야 하는데 오류나 불확실성이 많아 이를 제거하는 작업이 어려웠다.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인 것이다. 연구팀 별로 각자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면 억지로 끼어 맞춰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각자 팀에서 만든 것을 각자 이미지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공동으로 작업을 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와 목표는
▶(김태현 박사) EHT 망원경 중에서 더 망원경이 추가되고 더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는 것이다. 1단계에서 영상을 얻었으니 2단계에서는 움직이는 동영상을 얻을 것이다.

-블랙홀을 다른 각도로 찍으면 다르게 나오나
▶(김재영 박사)현재는 수직으로 찍은 사진이며 다른 각도에서 찍으면 다르게 나올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찍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라도 우리는 지구위치에서 움직이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각도를 찍을 방법은 없다. 다만 우리은하 중심부의 궁수자리 블랙홀은 그 기울기가 다를 것이다. 데이터 분석이 끝나길 기대한다.

-이번 관측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은?
▶(손봉원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 최근의 노벨상은 인류의 궁금증에 답하는 연구에게 수상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연구도 인류가 가장 궁금해하던 '블랙홀'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종수 본부장)블랙홀은 일반인도 다 보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었다. 변이 어떻게 되는지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정태현 연구원)한번 지켜보자.

-동영상관측 계획은?
▶(정태현 연구원)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테스트중이다. 이런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말할 수 없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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