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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배구단 수원行, 광주는 '부글부글'…왜?

'일방 통보'에 각계 "지역 무시 도 넘어" 반발
"상생발전 외면…한전 경영진 퇴진" 요구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박준배 기자, 전원 기자 | 2019-04-08 16: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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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혁신도시인 전남 나주에 본사가 있는 한국전력이 배구단 연고지로 광주시가 아닌 경기도 수원시를 최종 선택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전력이 배구단 연고지 이전 협상과정 절차를 무시한데다, 유치를 열망하던 지역민들에 대한 배려 등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일방 통보'하면서 한전의 안하무인격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8일 한전 배구단의 수원시와의 연고지 협약 철회는 물론 한전 경영진의 퇴진까지 촉구했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시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통해 "150만 광주시민을 무시하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에 배치한 한국전력은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시의원들은 "한전은 수원과 연고지 협약이 4월말에 끝남에도 광주시와 정상적인 협의절차를 무시한 채 지난 5일 기습적으로 수원시와 재협약을 체결했다"며 "한전이 지역민의 열망을 하찮게 여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전 측이 '수원 재계약' 명분으로 내놓은 '장거리 이동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대외적 명분은 수도권 생활을 포기하기 싫은 구단 측의 억지 변명에 불과하다. 한전 측의 말대로라면 국내 모든 프로스포츠 구단은 수도권으로 연고지를 이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의원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정부의 국가적 과제까지 외면하는 행태"라며 "한전과 지역사회간 상생발전을 외면하고 선수단에 끌려 다니는 경영진은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구청장협의회도 지역균형발전을 외면하고 광주시민의 염원을 무시한 처사라며 한전을 비판했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전력은 한전배구단 연고지를 수원시로 선정한 것은 에너지 공기업이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연고지를 이전한지 4년이 됐음에도 실질적 이전이 아직 멀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전력의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철학과 지역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이 연고지인 김천으로 이전한 것에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삼아 지금이라도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빅스톰과 KB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한 한국전력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날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 후 16연패 후 첫 승리를 거뒀다. 2018.12.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빅스톰과 KB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한 한국전력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날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 후 16연패 후 첫 승리를 거뒀다. 2018.12.1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전날에는 광주시와 광주배구협회가 한전을 강하게 성토했다.

시는 김옥조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전의 지역상생 발전 외면과 지역민에 대한 무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한전은 광주시와 정상적인 협의 절차를 무시한 채 지난 5일 짜여진 각본처럼 기습적으로 수원시와 재협약을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용섭 광주시장이 경기도 의왕까지 가서 선수들에게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설명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철저한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재협약을 단행했다"며 "한전 사장은 이 시장의 면담 요청도 의도적으로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전갑수 광주시배구협회장도 "광주는 서울, 부산과 함께 배구 인프라 3대 축을 형성해 왔다"며 "한전 배구단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수원과 3번째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 것은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광주 배구계의 수모이자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한전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한 만큼 본사와 배구단이 동일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순리다"며 "프로 배구팀이 생활배구 활성화 차원에서도 광주로 연고지를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06년부터 수원시를 연고로 한 한전 배구단은 이달 말 연고지 계약이 끝나는 상황으로 광주시는 3월20일 배구단 유치를 위한 의향서를 구단 사무국에 제출했었다.

한전 측은 광주시와 수원시가 배구단 연고지 유치 의향을 표명하자, 심사와 평가를 거쳐 오는 15일께 배구단 연고지 이전 문제를 최종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하지만 이호평 한전 관리본부장이 지난 5일 박향 시 문화관광체육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빅스톰배구단이 수원시와 재계약했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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