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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납중독, 성인되면 정신질환 발병위험 높다

美듀크대 정신의학심리학 및 신경과학과 연구팀, 40년 추적관찰

(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2019-03-30 08:05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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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때부터 중금속 '납'에 노출된 사람은 중장년층이 됐을 때 사고장애 등 정신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약 1.3배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는 아동의 납 중독과 중장년층의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최초의 연구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듀크대학교 정신의학심리학·신경과학과 아론 루벤교수팀은 뉴질랜드에서 1972년 4월1일부터 1973년 3월31일 사이에 태어난 579명의 혈중 납농도, 정신질환 발병률 등을 2012년 12월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11세 때 이들의 혈액 30mL를 채취해 납 농도를 측정한 결과 11μg/dL로 나타났다. 이는 납 중독의 기준치인 10μg/dL을 넘는 값이다. 이후 연구팀은 성별, 기저질환, 체중 등을 고려해 이들이 30대 후반이 됐을 때 정신질환의 발병률을 '비교 위험도'로 나타냈다. 비교 위험도는 납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을 '1'(기준값)로 잡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혈중 납 농도가 5μg/dL 늘어날수록 사고 장애가 1.3배, 자폐적 성향이 1.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지 못해 긴장, 소화장애 등이 생기는 '신경증' 발병 위험이 1.1배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연구진은 혈중 납 농도가 높을수록 IQ가 낮아지고 이 때문에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낮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납은 페인트를 바른 장난감, 캔음료, 미세먼지 등에 포함된 중금속이다. 호흡, 읍식물 섭취 등으로 들어온 경우 크기가 5 μm(마이크로미터) 미만이며, 이 중 약 10%는 체내에 흡수되게 된다. 한 번 축적된 납은 몸 밖으로 배출되는 데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평소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등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자동차 전지 공장, 염료 공장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화를 더 잘 내고, 긴장감과 피곤함을 2배 더 잘 느낀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이에 연구진은 납이 유아기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했다.

루벤 교수는 "유아기 납 중독은 조현병, 사회 공포증 등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며 "이번 연구가 추후 납이 정신질환의 발병 기전을 밝히는 후속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의사협회 정신의학 학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Psychiatry)' 1월호에 실렸다.


r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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