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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푸드테크]①서빙·배달 '척척'…단순 노동 대체하는 로봇

배달의민족, 로봇 개발 선도…中 서빙로봇 국내 진출
상용화 시기 빨라…운영 중 변수, 규제 등 해결해야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9-04-01 07:30 송고 | 2019-04-02 14:15 최종수정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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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줄고 임대료와 인건비는 갈수록 오르면서 난관에 봉착한 외식산업이 최첨단 기술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푸드테크'(food+technology)가 신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것.

외식산업에서 첨단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서빙, 배달 등 단순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이다. 국제로봇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35%를 차지하는 서비스용 로봇이 2020년까지 연평균 28%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과 서빙 가능한 로봇 개발…조만간 상용화 가능"

국내 업체에서는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로봇 도입 및 개발에 가장 적극인 업체다. 국내외 로봇 제작 업체와 함께 실내 및 실외 배달, 실내 서빙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 중이다.

배달의민족이 고려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만든 서빙로봇 '딜리'는 지난해 6월 신세계 충청점 푸드스트리에서, 미국 스타트업 기업 베어로보틱스에서 제작한 '딜리 플레이트'는 피자헛에서 시범운영됐다.

현재 평면만 이동할 수 있는 기존 배달 로봇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현대무벡스와 함께 자율주행 배달 엘리베이터 탑승 및 층간 이동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시범 서비스 로봇 제작을 위해 여러 로봇 제작 업체와 협의중이다.

현대무벡스와는 엘리베이터가 서로 교신할 수 있도록 건물 내 사물 통신(M2M),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등의 기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봇과 엘리베이터 연동을 위한 게이트웨이 설치 및 연동 규격 제공, 상호 기술 지원뿐만 아니라 실내 자율주행 로봇 테스트를 위한 환경 제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은 향후 5년 안에 자율주행하는 서빙 혹은 배달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로봇사업팀을 로보틱스셀로 개편, 8명이던 인력을 16명으로 늘렸고 최근 힐하우스캐피탈 등 해외 투자자로부터 3억2000만달러(약 3600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3억원, 영업이익은 5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6%, 170% 크게 신장했다. 실적호조에 따른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로봇 개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에 로봇을 사용해보자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구체적인 기획이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며 "상용화됐을 때의 수익 구조에 대해서는 논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인 '푸두테크'에서 개발한 서빙로봇 '푸두봇'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VD컴퍼니는 중국 최대 훠궈 프랜차이즈인 '하이디라오' 매장 등에 도입된 푸두봇을 독점 수입·유통하고 있다.

푸두봇은 '위치측정 및 지도작성'(SLAM) 기술로 주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지도를 완성하고 경로를 학습한다. 비주얼센서, 적외선 및 초음파 센서 등을 기반으로 한 다중 센서 퓨전 기술로 위치를 탐색하고 이동할 수 있다. 아주 짧은 거리도 이동이 가능하며 장애물을 스스로 감지해 피할 수 있다.

푸두봇은 중국을 비롯해 독일, 호주 등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지난 한 해동안 총 1000여대가 팔렸다. VD컴퍼니에서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과 단축된 노동시간으로 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있다.

함판식 VD컴퍼니 대표는 "이미 레스토랑 한 곳과 계약을 마쳤고 대형 프랜차이즈, 물류업체 등 여러 업체와 협의 중"이라며 "KC 인증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5월 말에 도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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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필요성 갈수록 커져…단순 노동 업무 대체할까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인건비 부담으로 로봇 운용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배달은 1인 가구의 증가로 수요가 증가하고 서비스 질에 대한 고객의 기대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반면 배달원(라이더)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기업이나 소상공인의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안전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주거단지나 대형 빌딩 등은 그 안에서 이동하는 시간만 오래 걸려 운송기사가 기피한다"며 "미세먼지가 심각하거나 폭우 등의 악천후에서 사람이 하기 어렵다면 로봇을 대체하는 것이 사람과 기업 모두에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우선 갖가지 변수가 많은 식당 운영 과정에서 로봇이 어느 수준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다. 지난해 피자헛에서 시범 운영한 딜리 플레이트는 물이 흥건한 바닥을 밟고 지나가다 미끄러지는 바람에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발달하며 로봇이 스스로 데이터를 축적해 학습한다면 해결할 수 있지만 당장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또 로봇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의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좁은 골목길과 높은 빌딩 등 이동하기에 까다로운 지형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엘리베이터 연동 기술을 로봇에 도입하려는 것도 대형 빌딩에서 이동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는 로봇이 노동력을 잠식하며 벌어지는 실업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인간의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 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로서는 위협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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