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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21세기 마르코 폴로' 伊 게라치는 누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3-28 14:49 송고 | 2019-03-28 22:51 최종수정
미셀레 게라치 - 보아오포럼 홈피 갈무리

역사에 비약은 없다. 유럽에서 중국과 실크로드 무역을 처음 시작한 나라가 이탈리아다. 그 이탈리아가 선진 7개국(G-7) 중 처음으로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 이탈리아, G-7중 처음으로 일대일로 참여 : 이탈리아는 지난 23일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탈리아는 G-7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한 나라라는 상징성 이외에 실질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브렉시트를 선언한 영국을 제외하고 독일 프랑스에 이어 유로존 3대 경제대국이자 세계 9위의 경제대국(한국 12위)이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세계 주요국 GDP 순위(단위 달러) - 한국 통계청 갈무리

◇ 게라치 中-伊 MOU 체결 진두지휘 : 중국-이탈리아 MOU 체결 배후에 이탈리아 경제발전부 차관 미셀레 게라치(53)가 있다. 중국과 이탈리아에서는 그를 '21세기의 마르코 폴로'라고 부른다.

마르코 폴로는 13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상인으로 동방여행을 떠나 중국 각지를 여행하고 원나라에서 관직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는 17년간 중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 서양에 중국을 최초로 소개한, 그 유명한 ‘동방견문록’을 썼다.

마르코 폴로가 13세기에 중국과 유럽의 다리를 놓았다면 게라치는 현대에 중국과 유럽을 잇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쥐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일대일로 MOU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미국 자국 빚이나 신경 써라” : 그는 미국이 일대일로 주변 국가들이 빚더미에 빠진다며 중국의 일대일로를 보이콧하자 미국은 미국의 빚이나 걱정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중국에게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다. 일대일로 주변국 걱정을 할 게 아니라 미국이나 걱정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미국채를 1조1300억 달러(1286조원)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팔 경우, 미국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탈리아 걱정을 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미국은 미국이나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G-2인 미국과 중국 모두 지속가능하지 않는 성장 모델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공해를 배출하며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 미세먼지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보고 있다. 미국은 쌍둥이 적자를 중국이나 일본, 독일이 미국 국채를 사주기 때문에 만회하고 있다. 어느 한순간 세계가 미국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며 미국채를 매도할 경우, 미국은 망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발전 모델 또한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게라치는 이 같은 세계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며 촌철살인의 한방을 미국에 날린 것이다.

◇ 게라치 중국서 10년 동안 대학 강의 : 그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이탈리아 ‘경제 짜르’라고 불릴 정도로 경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10여년 머물며 대학 강의를 할 정도로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에 체류하며 경제학 등을 강의했다. 그는 이 기간 항저우에 있는 저장대학에서 재무학을, 영국 노팅엄 대학의 닝보 분교와 뉴욕대학의 상하이 분교에서 경제학을 각각 강의했다.

시실리 섬 팔레르모 출신인 그는 중국 생활을 마치고 경제발전부 차관에 발탁됐고, 이번에 중국-이탈리아 일대일로 MOU 체결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지 개선을 원했고, 이탈리아는 돈을 원했다. 중국과 이탈리아의 결합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 서방이 이탈리아 비판하는 것은 '질투' : 그는 "유럽도 이탈리아가 빚더미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이것은 그들이 일대일로에 처음으로 탑승하지 못한 질투"라며 "이탈리아는 빚더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9000억 달러 규모”라며 “이탈리아는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과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친중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내 블로그를 보면 내가 중국의 이탈리아 기업 인수합병 시도를 얼마나 비판했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이탈리아의 국익을 가장 중시하는 이탈리아인”이라고 말했다.

게라치가 현대의 마르코 폴로가 돼 이탈리아의 경제를 다시 일으킬까? 아니면 이탈리아를 중국에 판 매국노가 될까? 일대일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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