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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① '하나뿐인내편' 윤진이 "다야, 내가 봐도 심해…유이에게 미안"(인터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김민지 기자 | 2019-03-26 10:00 송고
배우 윤진이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윤진이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너무 솔직해서 탈이에요"라는 윤진이(29)의 말은 가식이 아니었다. 미소를 띤 채 인터뷰 장소에 등장한 그는 기자와 대화하며 시종일관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데뷔 초 덜컥 스타덤에 올라 쏟아진 관심에 놀랐던 일, 공백기를 가진 이유까지 이야기의 경계가 없었다. 진솔한 윤진이를 만난 뒤 그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호감이 덧입혀진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윤진이는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연출 홍석구)을 통해 2년 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극에서 살인 피해자의 딸이면서도 안하무인 부잣집 공주님인 장다야로 분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결핍과 상처로 인해 질투심 많고 꼬인 성격을 가진 장다야는 드라마의 공식적인 '트러블 메이커'였다. 드라마에서 윤진이는 극적인 감정 표현을 통해 '철없는 악녀'를 제대로 그려냈고,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성공적으로 각인시켰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윤진이는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미소 지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긴장도 많이 했지만, 선배 연기자들의 칭찬 덕분에 오히려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하나뿐인 내편'은 윤진이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배우로서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윤진이는 지난 2012년 SBS '신사의 품격'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는 쉬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꾸준히 색다른 캐릭터를 맡아 대중에게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려 했지만, 빛을 발하지 못해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다. MBC '가화만사성' 출연 이후 그는 한동안 작품 활동을 쉬며 마음을 비워냈다. 덕분에 일의 소중함을 더 깨닫고 슬럼프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어느덧 햇수로 데뷔 8년 차를 맞은 윤진이. 윤진이는 배우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가장 변화한 점으로 '성장'을 꼽았다. "22세 때 데뷔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나이를 먹으면서 몰랐던 걸 알게 됐다. 몰라서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가 있어서, 나쁜 건 고치려고 한다. 이젠 뭘 좀 안다"라며 웃었다. 앞으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작을 하고 싶다며 연기자로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엔 그에게서 '스타'가 아닌 '배우'의 눈빛을 엿볼 수 있었다.

<다음은 윤진이와 일문일답>

-'하나뿐인 내편'을 잘 마무리했다. 시청률도 50%에 육박할 정도로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다.

▶시원섭섭하고 더 잘 할 걸 싶은 마음이다. 시청률은 (최종회에서) 54%는 나올 줄 알았다.(웃음) 날이 풀려서 시청자분들이 주말에 놀러가신 것 같다. 그래도 시청률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마음보다 감사하다는 반응이었다. 일단 어머님 시청자들이 많이 알아봐주시고 귀여워해주신다. 반면에 '너같은 며느리 두면 큰일 난다'고 대놓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다.(웃음)

-KBS 흥행보장이 되는 드라마이지 않나. 처음에 캐스팅됐을 때는 어땠나.

▶너무 감사했다. 그 전에 2년 정도 공백기가 있어서 행복했다. 미팅했을 때 그동안 내 속이야기도 하고 얼마나 쉬었는지 2년 동안 뭘 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손을 잘 내밀어 주셔서 같이 하게 됐다. 2년간 이것저것 여행하고 한국에 없었다. 홍길동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심리적으로 평안해지고 싶었고 놀고 싶기도 했다.
KBS '하나뿐인 내편' 스틸컷
KBS '하나뿐인 내편' 스틸컷
-윤진이가 '신사의 품격'으로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이후 활동이 지지부진했고 공백기가 길었다. 이 때문에 이번 작품 인터뷰에서 기자들은 윤진이의 공백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신사의 품격' 이후로 처음 하는 인터뷰이다 보니까 솔직하게 말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하기도 하다.

-2012년 '신사의 품격' 이후 생각이 많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나이가 먹으면서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조금 더 성장하게 된 것 같다. 22세였으니 얼마나 잘 몰랐겠나. 서른이 되니까 주변도 더 생각하게 되고 나쁜 건 고치고 좋은 건 유지하는 등 자연스러운 변화였다. 내가 몰라서 잘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가 있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비슷하기는 한데 그때는 뭘 몰랐다면, 지금은 안다. 다들 그렇지 않을까. 스물 둘, 스물 세살에 뭘 알겠나.

-무엇을 몰랐고 무엇을 알았나. 그 '무엇'이 중요한데.

▶연기에 대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는 성숙해졌다. 그때는 연기도 나 하고 싶은대로, 윤진이로서 연기를 했다. 지금은 캐릭터가 되어서 연기를 하려고 한다. 나를 나타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는 그런 걸 잘 몰랐다. 연기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나이와 경력이 아니었다. 사회생활도 하고 상처도 받고 경험도 하면서 달라졌다. 

-공백기 때 뭘 했나.


▶거의 여행을 다녀서 서울에 없을 정도였다. 별명이 홍길동이 됐다. 사람도 많이 안 만났다. 그때 같이 여행을 갔던 친한 친구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고민들이) 다 무슨 상관이냐, 우리 인생 편하게 살자'고. 이것 저것 신경쓰지 말고 살자고 했다.

-필모그라피를 보니까 '신사의 품격' 임메아리, '가화만사성' 주세리 '하나뿐인 내편' 장다야 세 편의 비중이 크더라.

▶사실 그 사이에 '천명'이라는 드라마도 있었다. 나도 나름대로 내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산적으로 연기 변신을 했다. 그런데 기억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웃음) 나는 사실 그 작품에서 연기 변신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모른다. 윤진이인 걸 알아보는 분들도 많이 없었다. 그 사이 홍콩 영화 '적도'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도 찍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나름대로 다른 작품에서 도전도 했다. 그러다보니 '하나뿐인 내편'이 굉장히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보이기는 했다.

-밉상 악녀 역할인데 걱정되지는 않았나.

▶나는 더 해보고 싶었다.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살도 더 확 빼고 귀여운 악녀가 아닌 무서운 악녀 역할도 한 번 소화해보고 싶다. 굳히기 들어가고 싶다.
 KBS 2TV' 하나뿐인 내편' 제공 © 뉴스1
 KBS 2TV' 하나뿐인 내편' 제공 © 뉴스1
-대체 살은 어떻게 빼나.

▶사실 스무살 때처럼 살이 잘 빠지지는 않는다. 그때보다는 몸무게가 더 나간다. 유이언니는 다이어트해서 유지하고 있지 않나. 어떻게 빼는지 물어봤는데 정말 식단관리를 철저히 하더라. 잘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그 방법은 어려울 것 같다. 내 행복 중 하나인데 그걸 포기하기는 너무 어렵다. 차라리 많이 걷고 많이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작품 끝났으니 조금 편하게 있어보려고 한다. 살도 찔 것 같다.

-장다야와 윤진이의 싱크로율은.

▶나와 다야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 도란언니(유이 분)에게 화를 내는 신이 있을 때도 리허설마다 '언니 너무 미안해'라면서 임했다. 다야 대사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이러다가 실제로도 유이언니와 멀어질 것 같더라. 유이언니도 연기에 엄청 몰입하는 스타일이다.(웃음) 이런 연기를 하다가 진짜 나를 미워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늘 미안하다고, 이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야가 너무 심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혼란이 오더라. 대본 속 다야처럼 악녀로 가야하는데 내가 자꾸 댓글을 의식하니까 연기를 하면서도 '멈칫'하게 되더라. 더 세게 가지 않고 중간에서 멈추게 됐다. 그때 감독님이 '그렇게 하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 다야는 그런 애이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때는 댓글을 안 보고 대본에 쓰인대로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기억에 남고 유니크한 악역이 된 것 같다.

-본인이 봐도 너무 심했던 장면이 있나.

▶도란언니에게 하는 것은 다 심했고, 수일 아저씨(최수종 분)에게 막말이 장난 아니었다. 일하는 아저씨라면서 막 대하고, 미스조 언니한테도 '감히'라는 투의 대사가 심했다. 그런데 그런 장면들이 사람들에게 기억이 남는 것 같더라. 개인적으로는 다야가 반성하고 후회할 마지막회를 기다렸다.

-마지막회에서 너무 갑작스럽게 다야와 도란의 관계가 풀리고 다야가 회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안 했나.

▶보는 시청자들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야를 연기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 장면도 안 나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웃음) 그래서 더 기다렸다. 마지막회 연기를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연기였다. 다야가 그동안 웃은 적이 없는데, 나는 웃는 연기, 코미디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그 연기를 할 때 제일 마음 편히 했다. 이륙이가 바람을 피우고 그 계기로 도란과 화해하는 장면에서도, 여전한 다야가 아닌 윤진이같은 다야이고 싶었다. 더 희극화해서 표현했다. '언니 왜 이렇게 멋있어요?' '왜 이렇게 싸움을 잘 해요?'라면서. 그럴 정도로 내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N딥:풀이]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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