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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기성용 없이 살아가는 법'도 배웠고 '손 톱'도 흡족했다

'이청용 결승골' 벤투호,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서 1-0 승

(울산=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3-22 21:54 송고
이청용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헤딩슛으로 득점하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3월 A매치 2연전은 벤투호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하는 출발점이었다. 실패로 끝난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동력을 얻어야했고 기성용과 구자철 등 10여 년 이상 한국 축구의 기둥으로 활약한 이들이 빠지면서 새판을 짜야하는 기점이었다.

나름 팀의 완성도를 갖춘 채 카타르 월드컵 예선(9월)을 돌입해야하기에, 4번의 평가전(3월 2연전, 6월 2연전)을 통해 틀을 잡아야하는 벤투 감독의 마음은 바빴다. 부상자 2명(김진수, 정승현)이 발생해 25명으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애초 호출한 인원이 27명이나 됐다는 것은 가급적 많은 자원을 보면서 퍼즐을 맞춰보겠다는 의도였다.

그래서 볼리비아와의 첫 경기가 중요했다. 볼리비아전에서 괜찮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나흘 뒤 서울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전에서도 실험을 이어가기 부담스러워진다.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최대한 파악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하지만 첫 경기를 치른 뒤의 변수 등도 판단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는데, 흡족한 결과가 나왔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경기 내용만 보면 더 많은 골이 나오지 않은 게 아쉽던 경기다. 아시안컵에서의 아쉬움(8강 탈락)을 털어낸 대표팀은 벤투 감독 부임 후 13경기 8승4무1패의 호성적을 이어가게 됐다.
권경원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볼리비아전에서 가장 눈에 띈 포인트는 크게 2가지였다. 기성용 없이 살아가는 법, 그리고 손흥민의 전진배치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이 있을 때 주로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고 그 2명의 수비형MF로 하여금 빌드업을 담당하게 했다. 그중에서도 핵은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이 은퇴하고 치르는 첫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허리 진영에 4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좌우에 나상호와 권창훈이 섰고 중앙에 황인범과 주세종이 투입됐다. 황인범이 다소 공격적인 역할을, 주세종이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다이아몬드형 4-4-2였다.

주세종 홀로 공을 전개하는 것에 대한 보완은 중앙 수비수 중 1명이 맡았다. 김영권-김민재 대신 권경원-김민재가 센터백 조합을 이룬 이유다. 권경원은 수비형MF 출신으로, 볼 간수 능력과 패스력을 겸비했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후방 빌드업은 권경원과 주세종이 책임졌다. 정우영이 감기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해법을 들고 나온 셈이다.

권경원은 제법 안정적으로 공을 다루면서 이전까지 보여준 후방의 불안함을 해소시켜줬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넘길 때는 김민재가 나섰다. 그리고 킥이 좋은 주세종은 괜찮은 롱패스를 자주 뿌렸다. 기성용처럼 좌우로 크게 벌리거나 전방에 있는 손흥민을 노렸다. 전체적으로 기성용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만한 전개가 나왔다.
손흥민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상대문전을 향해 슛을 하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손흥민의 전진배치도 나름 괜찮은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지동원과 함께 최전방으로 끌어 올렸다. 돌파와 슈팅이 좋은 손흥민의 장점을 살려주겠다는 의도다. 활동량이 많고 연계에 능한 지동원이 손흥민을 돕는 역할이었다.

처음에는 고립된 인상이 있었다. 전반 중반까지 공이 바쁘게 오가는 것 같으면서도 2선에서 맴돌았다. 손흥민까지 연결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반 막바지부터 손흥민이 공을 잡는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준비한 패턴 플레이가 맞아 떨어지면서 기회가 만들어졌다. 외려 손흥민의 마무리가 아쉬운 장면들이 더러 나왔다. 

'높은 위치 손흥민'의 효과가 잘 드러난 장면은 전반 42분에 나왔다. 손흥민은 하프라인에서 공을 가로챈 뒤 완벽한 단독 드리블 후 수비 1명과 골키퍼 움직임까지 속이고 슈팅을 시도했다. 아쉽게 오른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기는 했으나 발 빠른 손흥민이 톱에 배치됐기에 나올 수 있었던 장면이다.  

볼리비아 골문이 열릴 듯 열리지 않자 벤투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7분 지동원을 빼고 황의조, 나상호를 불러들이고 이승우를 투입했다. 후반 23분에는 황인범 대신 이청용을 넣었다.

날개 이청용이 들어가면서 권창훈이 황인범이 담당하던 중앙MF로 옮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권창훈을 다각도로 활용했던 벤투다. 타깃맨 황의조가 포스트에 들어가자 손흥민은 좌우로 활동폭을 넓혔다. 손흥민을 투톱으로 쓰더라도 파트너에 따라 스타일은 차이를 보일 수 있었다.

다양한 실험이 흡족한 모습을 보였고 경기 내용이 좋았음에도 결정력 부재로 한숨이 요동치던 문수구장의 답답함은 후반 40분 엄청난 함성으로 바뀌었다. 왼쪽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를 베테랑 이청용이 번쩍 솟구쳐 헤딩 슈팅으로 연결, 그토록 열리지 않던 볼리비아의 골문을 열었다.

4만1117명 만원 관중의 갈증을 해소시켜준 '블루 드래곤' 이청용의 비상과 함께 결국 대표팀은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실험도 괜찮았고 결과도 얻었으니 만족스럽던 경기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