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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하늘길, 韓 노리는 '中 항공사 주의보'

정부 지원 中 항공사 저가 물량 공세 예상
정면대결 시 대응 불가 우려…"자체 경쟁력 키워야" 지적도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19-03-24 07:30 송고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기 중인 국적항공사 항공기 모습. © News1 허경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기 중인 국적항공사 항공기 모습. © News1 허경 기자

5년간 닫혀 있던 중국 하늘길이 확대되며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중국 항공사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항공사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져 도리어 신규 수요 창출 기회를 뺏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지난 15일 열린 항공회담에 따라 양국간 여객 운수권을 주60회(주548회→주608회) 증대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중국 항공사들도 기존보다 주60회 한국으로 추가 운항이 가능해진다.

국내 항공사들은 베이징·상하이 등 인기 노선의 신규 수요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노선 포트폴리오 확대가 필수적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이번 기회에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간 중국 내부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중국 항공사들이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항공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항공사들이 정부의 보조금 등 지원으로 저가 항공권을 판매하면 국내 고객 상당수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5년 전 항공회담 때만 해도 운수권 확대에 보수적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자국 항공사들이 경쟁력을 갖춘 현재는 운수권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는 고속철도 운행거리를 총 2만9000㎞까지 늘리는 등 철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 항공사들은 국내선보다는 국제선을 확장하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문제는 항공기 대부분이 소형기인 중국 항공사들이 운항거리가 짧은 한국 노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중국 4대 항공사(중국국제·남방·동방·해남)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총 2217대로 이 중 소형기는 1855대로 전체의 약 83.6%를 차지한다.

대형항공사(FSC) 한 관계자는 "산둥성·하이난 지역도 자유화 전엔 60%에 달하던 국내 항공사 점유율이 자유화 이후 중국 항공사의 물량공세로 역전당했다"며 "그동안 자국 항공산업을 폐쇄적으로 보호해온 중국 정부가 물량과 가격 경쟁력 등을 갖춘 항공사들을 내세워 이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LCC 업계는 이 같은 중국발 물량 공세의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그간 축적해온 서비스 수준과 브랜드 이미지로 경쟁력을 갖췄고, 향후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내 항공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안방에서부터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를 위해 업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 등 높은 수준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에서는 신규 LCC 업체의 진출을 과당경쟁이라며 부정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안방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워놓지 않으면 앞으로 해외 업체와 경쟁에서 버틸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도 "앞으로 신규 LCC 3곳이 시장에 진입할 텐데 업체 하나하나 성격이 다른 특징이 있다"며 "물론 국적사간 치열한 경쟁 있겠지만 대외 경쟁력은 강화돼 향후 외부 항공사들의 저가 공세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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