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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묵고 살기도 힘든데…" 4·3보선 통영·고성은 '냉랭'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 대결구도…민심도 '반 반'
"앞 선거와 다른 분위기" VS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부산ㆍ경남=뉴스1) 이경구 기자 | 2019-03-19 16:16 송고 | 2019-03-19 17:56 최종수정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문석 4·3보궐선거 통영·고성 후보가 18일 오전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문석 4·3보궐선거 통영·고성 후보가 18일 오전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묵고(먹고) 살기가 너무 힘든데이…그런데 선거는 무신(무슨) 선거고…"

지난 18일 통영고성시장 상인들 입에서는 한숨 소리만 흘러 나왔다. 이날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둔 통영·고성선거구에는 여·야 지도부가 대거 출동하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쌀쌀하기만 했다. 

경남통영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첫마디는 "묵고(먹고) 살기 힘들다" "경기가 너무 어렵다"는 한결같은 이야기를 한다.

통영시장에서 자판을 놓고 생선을 다듬고 있던 70대 상인은 "요즘 묵고 살기 너무 힘든데…선거는 무슨…"이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한마디 내 뱉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상인이 "에구~ 힘들어서 이짓도 못해 먹겠다"며 "다들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뽑아 놨더니 묵고(먹고) 살기가 더 어렵다"며 말을 거들었다.
 
시장상인들의 입에서 절로 터져 나오는 한숨소리는 지역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전통보수지역인 통영·고성지역에서 지난 지방선거의 민주당소속 시장과 군수 당선은 대이변이었다.

오는 4·3 통영·고성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자유한국당 정점식, 대한애국당 박청정후보의 3파전이지만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의 양강구도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를 당선시키며 대이변을 연출한 여세 몰아 약진을 기대하고 있지만 김경수경남지사의 법정구속, 조선업침체 등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점식 4·3보궐선거 통영·고성 후보가 18일 오후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방문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점식 4·3보궐선거 통영·고성 후보가 18일 오후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방문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한국당은 전통적인 보수지지층을 다시 결집해 지난 지방선거 패배를 만회를 노리고 있다. 공천 후유증에 대한 내부 갈등수습도 급선무다.

60대 택시기사는 지역선거민심에 대해 묻자 "허, 허~"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요즘 경기가 안좋은 탓에 시내에 사람들 왕래가 별로 없다"며 "이 때문에 상가들도 일찍 문을 닫아버리니 택시손님도 없어 오후 9시쯤이면 운행을 멈추고 집으로 간다"며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지역 경기가 안좋다 보니 민주당이 욕을 많이 먹고 있다"며 "민심이 한국당으로 많이 돌아선것 같지만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40대 택시기사는 "택시를 타는 손님들이 선거이야기는 잘 꺼내지도 않는다"며 "간혹 나이드신 분들은 한국당을 이야기하고 젊은층에서는 민주당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지역 민심을 설명했다.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말하는 A씨(60)는 "여·야 할 것 없이 새로운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나라일꾼을 뽑는 과정도 개혁돼야 한다. 지금 형태로는 어느 정당이든 별로 주목 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영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한 주민은 "한국당 정 후보는 고성출신이고 민주당 양 후보는 통영출신으로 지역간 대결구도 양상도 보이고 있다"며 "바로 앞 선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성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마트 인근에 조선협력업체 직원들의 숙소가 많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대부분 빠져나가 저녁에는 유령도시가 된다"며 "지역민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에 이번 선거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gle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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