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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서 비닐 등 해양쓰레기 '와르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부검 바다거북 내장서 쓰레기 나와
바다거북 주 서식지 청정 제주 해양쓰레기 '빨간불'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19-03-19 11:56 송고 | 2019-03-19 17:34 최종수정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 해양생물자원관,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 등이 2018년 8월 29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멸종위기종이자 보호대상해양생물인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다. 이날 방류된 바다거북은 붉은바다거북 7마리, 푸른 바다거북 6마리 등 총 13마리이며 국외에서 반입되거나 국내에서 구조, 부화된 바다거북이다.2018.8.29/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 해양생물자원관,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 등이 2018년 8월 29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멸종위기종이자 보호대상해양생물인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다. 이날 방류된 바다거북은 붉은바다거북 7마리, 푸른 바다거북 6마리 등 총 13마리이며 국외에서 반입되거나 국내에서 구조, 부화된 바다거북이다.2018.8.29/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 해안가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몸 안에서 해양쓰레기가 다량 발견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제주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4구를 부검한 결과, 2구에서 해양쓰레기가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부검한 사체는 푸른 바다거북 3구와 붉은 바다거북 1구이며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김병엽 교수가 기증한 것들이다.

붉은 바다거북 사체는 2015년 8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연안에서, 푸른 바다거북 1마리는 2012년 7월, 나머지 2마리는 2015년 8월 모두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서 발견됐다.

제주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부검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검 결과, 푸른 바다거북 2구의 내장 기관에서 각각 30여 개, 50여 개의 해양쓰레기가 들어있었다.
해양쓰레기 종류는 비닐봉지와 어업에 쓰이는 밧줄 등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바다거북이 흐느적거리는 비닐봉지 등을 먹이인 해초나 해파리로 오인해 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부검한 붉은 바다거북 사체의 몸 안에서는 해양쓰레기가 없었지만 등껍질이 선박 프로펠러에 다친 듯한 흉터가 보였다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전했다.

3월13일 제주해경이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76㎞ 해상에 입수해 위기에 처한 붉은바다거북을 구조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2019.03.13/뉴스1 © 뉴스1
3월13일 제주해경이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76㎞ 해상에 입수해 위기에 처한 붉은바다거북을 구조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2019.03.13/뉴스1 © 뉴스1

해양쓰레기가 제주 해양생물에 피해를 준 사례는 이전에도 있어왔다.

지난 13일에는 서귀포 마라도 남서쪽 76㎞ 해상에서 경비 중이던 경비함정이 오른쪽 앞 다리에 빨간색 천이 감긴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바다거북을 발견해 구조했다.

2년 전인 2017년 7월에는 푸른바다거북 1마리가 구좌읍 동복리 해안도로 갯바위에서 폐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또 같은해 제주 앞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가 폐비닐 봉지를 지느러미에 걸고 헤엄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부검결과로 바다거북을 비롯해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청정 제주가 해양쓰레기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더 높아졌다.

국립해양생물자연관은 부검 결과를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정확한 사인과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 존재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해양생물자연관 관계자는 "부검한 사체들이 죽은지 너무 오래됐고 여러 가능성이 있다. 해양쓰레기를 바다거북 죽음의 원인으로 추정할 수는 있지만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해양쓰레기가 해양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제주자원순환사회연대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서 수거한 1222개의 해양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류가 725개로 전체 59%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류 231개(19%), 목재류 149개(12%) 순이다. 외국 쓰레기도 92개로 전체 8%를 차지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 마모되고 파손되는 과정에서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생물에게 섭취되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식탁을 위협한다"며 관련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바다거북은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등 4종이며 개체수가 적어 해양수산부가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제주는 바다거북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따뜻한 수온과 대양과의 연결성 등 바다거북 방류에 적합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k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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