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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친환경 열전소재 개발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2019-03-19 12:00 송고
산화주석 나노입자 제거에 따른 열전성능의 향상(IBS 제공)© 뉴스1
산화주석 나노입자 제거에 따른 열전성능의 향상(IBS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친환경·고성능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나노입자 연구단(단장 현택환) 정인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팀이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웠던 친환경·고성능 열전소재를 더 저렴하게 고성능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또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열전소재의 효율은 열전도도와 전기전도도에 의해 결정된다. 전기전도도가 높을수록, 열전도도가 낮을수록 성능이 우수한 소재가 된다.

셀레늄화주석(SnSe)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동시에 친환경적이고, 매장량도 풍부해 최적의 재료로 꼽힌다.

문제는 단결정 셀레늄화주석이 제조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대량 생산이 어려우며, 쉽게 부러지는 특성이 있어 사실상 상용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단결정 시료에 견줄만한 성능을 가진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이뤄졌지만, 단결정 대비 30% 이하의 열전성능지수를 나타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인 연구위원 팀은 나노미터(nm, 1nm는 10억 분의 1m) 수준에서 시료를 관찰할 수 있는 ‘구면수차 보정 주사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성능 저하의 원인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산소 노출을 현저히 제한한 환경에서 합성한 다결정 셀레늄화주석 조차 시료 안에 극소량의 산화주석(SnO, SnO2) 나노입자가 존재함을 관찰했다.

산화주석은 셀레늄화주석보다 열전도도가 140배가량 높은 물질이다. 이러한 특성이 소재 전체의 열전도도를 향상시켜 열전성능을 크게 저해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산화주석 나노입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셀레늄화주석 분말을 나노크기로 분쇄(볼밀공정)한 후 저농도 수소 가스를 높은 온도에서 흘려 문제가 되는 산화주석을 간단하게 제거했다.

그 결과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의 열전도도를 45% 가량 낮춰 단결정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다. 

불순물로 작용하던 산화주석 나노입자가 사라져 전기전도도 또한 향상됐다.

최종적으로 개발된 다결정 열전소재의 열전성능지수는 2.5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동일한 작동온도에서 기존 단결정 셀레늄화주석 열전소재에 버금가는 성능이며, 보고된 모든 다결정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이다.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이 높은 열전도도를 보이는 원인을 규명함과 동시에 간단한 화학반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장, 자동차 엔진, 컴퓨터프로세싱유닛(CPU) 등 전자소자의 폐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친환경성과 경제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인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위원(교신저자)© 뉴스1
정인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위원(교신저자)© 뉴스1

정 연구위원은 “친환경․고성능 열전소재인 셀레늄화주석을 단결정 분말로 저렴하게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가격과 성능의 한계로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활용된 열전발전기술이 이번 연구를 통해 상용화에 한걸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셀(Cell)’의 자매지인 ‘줄(Joule)’ 오는 20일자(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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