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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버닝썬' 경찰 수사지휘 결정…수사권조정에 신중?

경찰, 대규모 인원 투입에 검찰 "수사 열의 보여"
직접수사시 오해·갈등 가능성…"수사지휘에 만전"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19-03-18 16:33 송고 | 2019-03-18 17:00 최종수정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왼쪽)와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재명 기자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왼쪽)와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재명 기자

검찰이 18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의뢰한 '버닝썬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대신 일단 경찰의 수사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경찰 고위급으로 의심되는 '경찰총장'이 언급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경찰이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해 이미 수사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불필요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측면을 의식한 판단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권익위 이첩 사건을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형사3부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수사지휘하는 부서로 이번 사건 역시 형사3부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신 부장검사는 지난해 서울동부지검에서 가락 유흥업소-서울 송파서 경찰관 유착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하며 수사 열의를 보이고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 지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의 구속영장, 압수수색 영장 신청 등 영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수사지휘를 할 전망이다.

마약투약, 탈세, 불법촬영·유포, 성매매 알선 등 '버닝썬 사건' 관련 의혹의 규모가 커지고 '경찰총장' 등 경찰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검찰이 직접 수사를 맡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경찰은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민갑룡 경찰청장까지 나서 서울지방경찰청에 126명의 대규모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토록 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경찰을 구속하거나 입건해 수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경이 예민한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버닝썬 사건'을 검찰이 가져올 경우 자칫 불필요한 오해와 충돌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민 청장은 지난 14일 국회에 출석해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은 검찰에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오른 사건이다.

이에 권익위가 지난 11일 대검에 '버닝썬 사건'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 자료를 넘긴 상황에서 민 청장이 검찰에 견제구를 날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귄익위가 사건을 대검에 의뢰했을 무렵 검찰 내부에서도 일단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다만 검찰은 권익위에서 넘겨받은 자료를 바로 경찰에 넘기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자료에는 정준영이 이성과의 성관계를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정황과 함께 경찰과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권익위도 경찰 대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익위에서 넘어온 자료는 형사3부에 있다"며 "경찰이 자료를 요청하면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자료를 쥐게 된 만큼 직접 수사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마약투약, 불법촬영·유포, 성매매알선 등 범죄를 제외한 경찰 유착, 탈세 등 의혹에 관련해선 수사 상황에 따라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도 있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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