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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인권문제 비판수위 낮춘 이유는…협상 고려?

국무부 보고서 "지독한" 표현 빠져… 해석 분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9-03-14 16:45 송고
북한 평양시민들이 지난 11일 평양 지하철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 사진이 실린 노동신문을 보고 있다. © AFP=뉴스1

미국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국가별 인권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 수위를 크게 낮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7년판 보고서에선 "주민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권으로부터의 지독한(egregious) 인권침해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했었지만, 이번 보고서에선 "(북한의) 인권 문제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그 유형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 자체엔 달라진 게 없다'고 설명하고 있는 상황. 마이클 코작 국무부 인권담당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설명에서 '지독한'이 빠졌다는 지적에 "다른 단락에서 북한의 각종 인권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했기 때문에 암묵적으로(implicitly) 지독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 정부가 지난달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향후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감안해 의도적으로 수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해선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 재교육 캠프 등을 이유로 "인권침해에 관한 한 독보적"이라고 비난했으나, 현재 다수의 정치범수용소를 운영 중인 북한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폼페이오 장관은 해당 보고서 서문에선 "미국의 이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그들의 전력(前歷·record)과 관계없이 다른 나라 정부와 협력할 수 있다는 게 이 정부의 정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FP통신은 그간 미 정부가 그동안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서문 내용이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 미 정부 인사들의 북한 관련 발언에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 수위가 낮아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작년 1월 국정연설에선 "어떤 정권도 북한만큼 주민들을 탄압한 적이 없다"며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씨의 사례를 소개하는가 하면,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거론하며 그 잔혹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올 국정연설에선 인권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 대북외교의 성과를 소개하는 데만 집중했으며, 특히 지난달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선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야 알았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가 여론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북한은 그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 반발해왔다.

이와 관련 코작 대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은 앞으로도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으나, 북미 간 협상의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핵화 문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ys4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