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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남말하네'…터키·이스라엘 정상의 진흙탕 설전

양국 관계 기본적으로 '덜컹'
이스라엘의 "유대교 나라" 발언이 촉매 돼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9-03-14 11:57 송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서로를 '독재자' '폭군'이라며 비난을 주고받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네타냐후, 예의 있게 행동해라. 당신은 7살 된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학살한 폭군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국민 간 충돌을 거론하며 이스라엘 보안군이 '성스러운 장소'에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발하지 마라. 봐라, 우리는 우리나라의 어떠한 유대인도 억압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신이 유대교 회당에 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라며 "우리를 자극하지 마라. 우리는 이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비난에 네타냐후 총리도 즉시 반격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에르도안은 수만명의 정적들을 감옥에 보내고 쿠르드족을 대량학살하며 북키프로스를 점령한 독재자"라며 "그런 그가 나와 이스라엘, 그리고 이스라엘 방위군에게 민주주의와 전쟁의 윤리에 대해 설교를 한다. 웃긴 일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루살렘과 3000년 동안 인연을 맺지 않는 게 최선이다"라며 "에르도안은 우리에게서 모든 종교를 존중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법만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의 설전은 예사로운 일도 아니지만 이상한 것도 아니다.  

지난 2010년 이스라엘이 터키의 민간 구호선을 공격한 후 악화됐던 양국 관계는 지난 2016년 회복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자국을 유대인만의 민족 국가로 규정하는 기본법인 '유대민족국가법'을 제정하고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자 양국 관계는 다시 냉각됐다.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가 또 다시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나라'라고 밝히면서 이번 비난 설전에 불을 붙인 것.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달 있을 총선에 대비하며 극우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모든 시민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오직 유대인의 나라"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자극했다.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선 이스라엘과 방향이 같지만 종교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민족주의와 이슬람주의를 내세워 나라를 통치해 온 배경이 작용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노골적인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반격했다.

지난해 5월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시위 유혈진압을 두고 양국 정상은 설전을 벌였다.

당시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인종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며 "네타냐후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국가의 총리"라고 비난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에르도안은 테러와 살인의 전문가"라며 "도덕적 설교를 하지 마라"고 반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AFP=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AFP=뉴스1



yellowap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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