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10과 필자의 오디오 기기들

삼성 갤럭시 S10을 구매했다. 세로로 긴 6.1인치 커브드 엣지 화면, 초광각 광각 망원 등 트리플 카메라 등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지만, 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역시 오디오 품질이었다. 외형적으로는 밑면의 3.5mm 헤드폰 아웃 단자와 스테레오 스피커, 그리고 기본 제공되는 AKG 이어폰이 눈길을 끈다. 일단 오디오 품질을 결정짓는 내장 DAC과 앰프는 S9 때와 동일한 시러스로직 칩셋을 쓴다. 즉, DAC과 DSP 기능을 수행하는 칩셋은 CS47L93, 앰프 기능은 CS35L40이 맡는다. S10이 스테레오 스피커를 지원하므로, CS35L40 칩셋은 위아래에 1개씩 총 2개가 장착됐다. CS47L93은 특주 칩셋이라 시러스로직 홈페이지에도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10은 PCM 음원은 최대 32비트까지, DSD 음원은 DSD128까지 지원한다.

와이파이는 802.11a/b/g/nac/ac(2.4GHz, 5GHz), 블루투스는 5.0  버전을 지원한다. 이밖에 메인 프로세서는 삼성 엑시노스 9820, 충전 및 데이터 입출력 단자는 USB-C 타입, 배터리는 3400mAh, RAM은 8GB, 저장용량(NND)은 128GB 사양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9.0.

먼저 저장음원을 재생, AKG 이어폰으로 들어봤다. DSD64 음원인 아르네 돔네러스의 'Almighty God'를 '파워앰프'(Poweramp) 앱으로 재생해보면 DSD 음원 특유의 고운 입자감이 돋보이는 가운데 의외로 풍성한 저역이 흘러나온다. 24비트, 96kHz PCM 음원인 안드리스 넬슨스, 보스톤심포니오케스트라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역시 여지없이 잘 재생됐다. S10의 내장 EQ는 플랫하기보다는 저역과 고역을 약간 부스트시킨 전형적인 V타입으로 짐작된다.

번들 AKG 이어폰(EO-IG955)은 고역은 8mm 드라이버, 중저역은 11mm 드라이버가 담당하는 2웨이 커널형 이어폰. 두 드라이버가 같은 축상에 있어 보다 정교한 위상을 얻는 구조로 돼 있다. 외국 측정치에 따르면 예상대로 100~200Hz 저역구간이 약간 강조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피던스는 32옴, 감도는 93.2dB를 보인다. 임피던스가 높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저출력 스마트폰에 특화한 이어폰이다. 케이블 피복은 메탈과 섬유의 합성소재, 길이는 1.2 m.  이번에는 고임피던스(200옴) 평판형 헤드폰인 미국 오디지의 'LCD-4'를 물려봤다. 좀전에 들었던쇼스타코비치 5번을 들어보니, 예상외로 별 무리 없이 나온다. 하지만 볼륨을 거의 최대치로 올렸을 때에야 비로소 AKG 이어폰 수준의 음량을 얻을 수 있었다.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TIDAL)에서 들어본 맥클모어 앤 라이언 루이스의 16비트 음원 'Can’t Hold Us'도 최대 볼륨에서 만족할 만한 타격감과 비트감이 느껴졌다. 통상 볼륨이 높아질수록 노이즈도 올라가기 때문에 최적의 음질을 얻으려면 역시 별도 헤드폰 앰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10의 블루투스 성능도 테스트할 겸 영국 코드의 포터블 헤드폰앰프 '휴고'(Hugo)를 동원해 같은 곡을 들어봤다. 해상도와 타격감이 확실히 높아졌는데, 이는 S10 내장 DAC과 앰프를 거치지 않고 휴고의 DAC과 앰프를 활용한 덕분으로 보여진다. 휴고는 300옴에서 70mW, 56옴에서 320mW  출력을 보이며, 코드가 직접 FPGA 방식으로 설계한 DAC는 PCM은 32비트/384kHz까지, DSD는 DSD128까지 지원한다. 어쨌든 블루투스 성능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음이 분명하다.

끝으로 S10의 UPnP/DLNA 성능도 살펴봤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집에 있는 거치형 오디오를 블루투스가 아닌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다. 필자의 경우 솜의 'sMS-200ultra'를 UPnP/DLNA 렌더러로 쓰고 있는데, S10에 깔아놓은 버블유피앤피 앱에 렌더러로 'sMS-200ultra'와 'Local Renderer'(S10)가 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DLNA 네트워크를 이용한 경우가 블루투스 때보다 음질적으로 나았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