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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빨간펜' 동물 해부실험 중단…대체 자재로 변경

동물권 단체 등서 지속 문제제기 "생명존중부터 배워야"
교육부, 2007년 해부수업 정규교육서 제외…빨간펜 센터서 자체 진행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2019-03-12 15:29 송고 | 2019-03-14 16:22 최종수정
빨간펜 센터에서 동물 해부실험 수업중인 모습(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 뉴스1

교원그룹이 일부 '빨간펜' 센터에서 진행한 동물 사체를 이용한 해부실험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동물권 단체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대체 자재로도 교육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실제 사체를 이용한 수업에 거부감을 보인 것도 한 이유다. 

12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녀가 다니고 있는 빨간펜 센터에서 죽은 동물의 뇌를 해부하는 수업이 있어 충격을 받았다는 시민의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매주 토요일 열리는 '토요 키즈스쿨' 수업은 6~7세의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전 학년이 참여할 수 있다. 매달 일정이 변경되는데 광고지만 보고는 해부 실험이 모형인지 실체인지 알 수 없었다. 이에 모형이라 생각하고 신청했지만 이후 다른 학부모들에게서 공유받은 사진으로 실제 뇌를 해부한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보자의 자녀는 수업 당일 참가하지 못했다고 했다. 

제보자는 카라에 미성년자가 이런 수업을 받아도 되는지, 위생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품 구매자의 입장에선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안 좋은 얘기를 했을 때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며 익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제기된 '뇌 해부 실험'의 참가비용은 2만5000원. 광고 내용에는 '슈바이처를 꿈꾸는 친구들이 뇌와 척수, 신경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해부해 보면 꿈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교원 빨간펜 한 센터 일정표에 나와있는 '뇌 해부 교실' 안내글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 뉴스1

인터넷 검색 결과 빨간펜의 해부 수업은 2011년부터 일부 센터에서 토요일 수업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 눈, 돼지 폐·방광, 붕어, 개구리, 쥐 등 실험 대상도 다양했다. 학부모가 원하면 참여할 수는 있지만, 해부수업 교실 안으로 자녀와 함께 들어가진 못했다. 대신 다른 공간에서 자녀가 받는 수업을 재연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들의 후기 글에는 "아이가 재밌었다고 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수업이 끝날 때쯤 아이가 있는 교실에 들어가 보니 놀란 표정으로 있었다" "소 눈 해부 땐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못 봤는데, 개구리를 해부한 모습을 보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해부수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재 교육부는 '생명존중 교육에 반한다'는 이유로 2007년 초등학교 정규교육 과정에서 해부 실험을 제외했다. 또 동물보호법 제23조 '동물실험의 원칙'에 따르면 동물실험은 동물의 윤리적 취급과 과학적 사용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자'에 의해서만 시행돼야 하며 동물실험을 하려는 경우 이를 대체할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2018년 신설돼 2020년 3월21일부터 시행되는 동물보호법 제24조의 2는 누구든지 미성년자(19세 미만)에게 체험·교육·시험·연구 등의 목적으로 동물(사체 포함) 해부실습을 하게 해서는 안 되며, 다만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 또는 동물실험시행기관 등이 시행하는 경우만 허용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카라는 "국내 입법기관, 교육기관에서 동물 해부실습의 불필요성을 인정하고 금지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이번 어린이·청소년 동물 해부 실험은 동물보호법상의 '동물실험의 원칙'을 준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에 교원에듀로 해부 수업 중지요청과 함께 생명존중 교육으로의 전환 계획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복지를 담당하는 행정부처(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가 있는 다수의 선진국형 국가들은 어린이· 청소년의 동물 해부 실험이 윤리적, 사회적, 환경적 맥락에서 '비교육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생명 감수성이 싹트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동물과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 자신의 측은지심을 외면하는 태도부터 싹트지 않도록 교원 빨간펜 센터가 모범현장이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라는 생명존중 교육으로의 전환을 위해 2015년부터 대체학습 교구로 개구리 해부모형을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원 그룹 관계자는 <뉴스1>에 "교원에듀 지역 센터에서 실시하는 토요 아카데미는 해당 지역 회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하는 수업"이라며 "해당 수업은 각 지역센터에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월 해당 센터에서 진행한 과학교실은 초등학생 대상으로 과학실험을 전문 교육업체를 통해 진행 됐으며, 해당 업체는 수 년간 과학실험과 생물실험 교육을 전문으로 동물실험 윤리제도를 엄격히 지키는 전문교육업체로 알고 있다"며 "교육현장에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직접 체험을 아이들이 실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사회적 변화와 함께 동물실험에 대해 윤리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앞으로 생물 직접 체헙 학습은 지양하고, 생물 모형 또는 대체 교육용 자재를 활용한 교육 체험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위스,노르웨이,네덜란드,덴마크는 중·고교 동물 해부실험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대만은 중학교 이하 학생들의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학생들이 척추동물에게 통증, 고통을 줄 수 있는 학습행위를 금지하며, 미국은 17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초·중·고 학생들이 직접적인 동물해부 대신 대체물을 선택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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