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성큼성큼' '힐끗' 전두환 서울 출발…광주법원서 포토라인 설까

11일 오전 8시32분 연희동 자택 출발…오후 1시30분쯤 도착
광주지법 포토라인 설치…5·18관련 입장 밝힐지 관심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19-03-11 09:31 송고 | 2019-03-11 10:12 최종수정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씨가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씨가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5·18 광주 학살 최고책임자인 전두환씨가 11일 광주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으로 출발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준비된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에 올라탔다.

가는 세로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연노란 넥타이를 맨 전씨는 자택문을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취재진을 한 번 힐끔 쳐다봤으나 재판에 출석하는 입장 표명이나 별다른 언급 없이 승용차에 탑승했다. 부인 이순자씨는 고개를 숙인 채 승용차에 올라탔다.

전씨는 강변북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오후 1시30분쯤 광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씨의 재판은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공판기일에서는 공소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 확인, 증거 채택여부 등의 순으로 진행한다.

광주지법 앞에는 동선을 따라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전씨와 이씨가 법원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설지, 어떤 말을 할지도 관심사다.

5월 단체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등은 재판에 앞서 전씨의 사과와 반성을 기대하고 있다. 39년 동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최초 발포명령자 등 5·18의 진실도 드러나길 바라고 있다.

시민들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법원 입구 사거리부터 정문까지 인간띠잇기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전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은 손팻말과 현수막으로 시민들의 의사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동안 5·18을 폭동이라고 표현하는 등 전씨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이번에 포토라인을 거부하고 그냥 지나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조영대 신부는 "전두환이 광주 법정에 선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법정에서 사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증언할 가능성이 크기에 벌써부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진실이 덮어질 순 없다. 그가 헬기사격을 명한 장본인이고 주범이라는 사실이 결국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법정에 서는 동시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해 5·18진상규명에 협조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열린 재판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참했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nofatejb@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