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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배신의 대가 쓴지 알게될 것"…유치원에 개학연기 강요 정황

교육부, 일부 사립유치원 제보 내용 정리해 공개
"단체가 회원 상대 강요하는 건 위법…고발조치 검토"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9-03-04 10:09 송고 | 2019-03-04 10:18 최종수정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등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3.3/뉴스1하 © News1 박정호 기자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등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3.3/뉴스1하 © News1 박정호 기자

"혼자 살겠다고 단체를 배신할 때 배신의 대가가 얼마나 쓴지 알게 될 겁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모 지역 지회장이 회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일부다. 그는 "○○회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예고한다"며 "이번에 같이 동참하지 않는 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유총 지도부(지역지회 간부 포함)들이 회원들을 향해 개학 연기에 동참하라고 강요·회유한 정황이 포착됐다.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제보한 내용을 토대로 교육부가 정리해 공개했다.

앞서 언급한 건 개학 연기 불참 시 보복 조치를 예고한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메시지를 전한 지회장은 '강력한 조치' '배신의 대가' '서로 총질 안 하도록 해달라'는 거센 표현으로 회원들을 압박했다. 다른 간부가 보낸 메시지에는 '당당하게 (개학 연기 명단에) 유치원명이 올라오는지를 지켜보겠습니다' 등도 있었다.

개학 연기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에 직접 방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차례로 관련 미참여 유치원 방문한다.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아이들이 미참여 유치원으로 간다는 정보가 있다"고 직접 조사를 예고했다.

호소도 했다. '모두 사연은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주시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날 한유총 기자회견에서도 회원들을 회유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한유총이 자체 조사한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현황과 관련 공지 내용 및 집계 방법을 소개하면서다.

이들은 기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부와 지역지회가 일선 사립유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곁들였는데, 여기에는 '원장님 지금 현재 상황이 어렵게 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돼 톡을 올립니다. 각 유치원에서 심사숙고해 유아들과 학부모 유치원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결정 부탁드립니다'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또 개학 연기에 동참한 유치원들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안내 문자를 한유총 지도부에 인증하라고 한 것도 단체 행동 강요 정황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유총은 이를 활용해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현황(총 1533곳)을 공개했다.

이런 정황들은 개학 연기나 휴업 등을 개별 유치원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한유총 지도부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모든 결정은 개별 유치원 원장의 권한"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업자 단체에서 이런 식으로 소속 회원들한테 강요하고 제한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교육부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공정위 고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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