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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광고주 잇는 '반짝'아이디어…단숨에 업계1위 이끌었죠"

[인터뷰]김대익 유커넥 대표…"15번 투자실패에도 좌절 NO"
"투자금 45% R&D에…마케팅 플랫폼 생태계 구축할 것"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9-03-04 07:00 송고 | 2019-03-04 09:19 최종수정
김대익 유커넥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그럼에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대익 유커넥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그럼에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스타 유튜버의 광고 효과는 엄청나죠. 하지만 아직 수치화할 수는 없어요. 광고주와 유튜버를 연결하고 그 성과를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업(業)입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 ㈜그럼에도 사무실에서 <뉴스1>과 만난 김대익 유커넥 대표(39)의 말이다. '유커넥(UCONNEC)'은 국내 최대 '인플루언서(SNS 유명인) 마케팅 플랫폼' 기업이다. 가령 화장품 기업이 새 립스틱을 출시하면 이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유튜버를 찾아 기업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2년 전 갓 창업한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이미 매출 1000% 성장을 달성한 창업계의 '기대주'다. 

김 대표의 성공에는 '유튜브 전성시대'가 한몫했다. 매월 전 세계 19억명이 유튜브를 보고, 한국인이 한 달 동안 유튜브에 체류하는 시간은 317억분에 달한다. 유튜브는 지난해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 86%를 기록해 압도적인 '1위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방송사를 추월한 지 오래다. 윌슨코리아가 지난해 상반기에 분석한 국내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는 평균 20만명 정도다. 반면 4일 기준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거느린 국내 유튜버만 171명에 달한다.

개인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보니, 기업 광고도 유튜브로 쏠린다. 이런 배경 탓에 '유튜버'와 전속계약을 맺고 관리하는 '기획사(MCN)', 기업에게 MCN 혹은 유튜버를 연결해주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도 생겨났다.
국내 1위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김 대표는 "전 세계 기업과 MCN, 인플루언서를 연결해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생태계'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설득만 1년, 실패는 15번…결국 '1000% 성장' 스타트업

김 대표가 창업 후 걸어온 길은 화려하다. 2017년 3월 창업에 뛰어든 그는 불과 1년 만에 '매출 1000% 성장 신화'를 일궜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껑충 뛰면서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계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진흥원으로부터 '굿콘텐츠서비스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유커넥이 서비스를 시작하고 7개월 뒤 대기업들도 잇달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지만, 유커넥은 여전히 국내 최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구독자만 8000만명, 유튜버 980여명, 기업 회원사는 600여개에 달한다. 유커넥이 보유한 유튜버 중에서는 구독자 800만명을 자랑하는 '메가 유튜버'도 있다.

실패 없이 '꽃길'만 걸어온 듯 보이지만, 김 대표에게도 창업은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 7년간 다니던 중견기업을 박차고 거리로 나왔지만, 공동창업자를 설득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다닐 때 옆방 스타트업 대표를 매일 찾아가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며 설득했다"며 "공동창업자로 모시는 데만 1년이 걸렸다"고 웃어 보였다. 그렇게 유커넥 CTO(최고기술경영자)가 된 인물이 카이스트 출신 빅데이터 전문가 성주엽씨다.

공동창업자 섭외에 성공했지만, 역경은 끝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서류심사와 아이템 발표를 통과해야 대기업 상생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거나 액셀러레이터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며 "첫 액셀러레이터를 만나기까지 15번이나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계속 실패하다가도 마지막에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며 "특히 첫 액셀러레이터 회사에서 만난 선배 기업가들의 조언이 사업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5전16기 끝에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와 글로벌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김대익 유커넥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그럼에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대익 유커넥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그럼에도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2.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광고주-MCN-인플루언서' 플랫폼 생태계가 목표

"전세계 광고주와 MCN회사, 인플루언서가 모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게 저의 꿈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창업한 회사가 이제는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조명받고 있지만, 김 대표는 벌써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한 '마케팅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그 첫걸음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광고의 성과를 데이터화하고,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광고를 추천해주는 '애드테크(ADtech)'를 유튜브 마케팅에 접목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마케팅 기획이나 성과 측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초기 단계"라고 지적하며 "유튜브 홍보 효과를 데이터로 집계할 수 있는 인프라와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급력이 높은 '스타 유튜버'의 광고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는 수준을 넘어, 광고주에게 정확한 '홍보 성과 수치'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그래서 유커넥이 눈여겨보는 분야가 '마이크로(구독자 1만명 이하)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청자의 ER지수(반응도)는 오히려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더 높았다"며 "유커넥은 스타 유튜버보다 성장하는 유튜버를 발굴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구독자 10만명 이상 인플루언서의 ER지수는 2.4% 수준인 반면, 구독자 1000명 이하 인플루언서의 ER지수는 15.1%로 6배 이상 높았다.

소비자에게 최적의 광고를 제공하는 것도 유커넥이 집중하는 '애드테크'의 한 분야다. 김 대표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며 "결국은 광고주-인플루언서-소비자로 이어지는 과정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유커넥은 전체 투자의 절반가량(45%)을 '연구개발(R&D)'에 쏟고 있다.

동시에 세계 시장 겨냥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는 5월 동남아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아시아를 시작으로 전세계 기업과 MCN회사, 인플루언서를 아우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사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실패한 창업자 위한 지원 정책 많아져야"

"실패한 창업자들이 성공확률이 오히려 더 높습니다. 실패한 창업가를 일으켜 세우는 지원 정책이 많아져야 합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창업 지원 정책에 필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실패한 창업가를 위한 재도약 지원정책'을 꼽았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창업을 시작했다가 맛봐야 했던 '실패의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의 평균 창업 횟수는 평균 3회 정도"라며 "창업에 실패한 경험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저 '실패'만 보는 인식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국내 창업 지원 정책은 주로 '3년 미만 창업가'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김 대표는 "창업에 실패한 사람에게 재도약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유커넥의 법인명은 '그럼에도'입니다. 제 좌우명에서 따온 말이에요. 인생은 웃는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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