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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이시종 충북지사의 '나홀로 SKY캐슬'

충북 미래인재 양성·명문고 도입 주장
교육계 안팎서 비판…갈등 키워선 안돼

(청주=뉴스1) 송근섭 기자 | 2019-02-28 16:31 송고 | 2019-03-03 10:15 최종수정

송근섭 기자.© 뉴스1

연초 큰 화제를 몰고 온 드라마 ‘SKY캐슬’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최근 충북 지역사회에서 ‘현실판 SKY캐슬’의 막이 올랐다.

주인공은 교육감도, 학생도, 학부모도 아닌 이시종 충북지사다.

이 지사는 지난해부터 명문고등학교 도입을 뼈대로 하는 ‘미래인재 양성’을 외치고 있다.

그가 인재양성을 외치게 된 배경은 △지역인재의 다른 지역 고교 진학(인재유출) △정부 고위직·경제계 등 충북 출신 ‘파워엘리트’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아쉬움이 충북에서 공부하고, 장차 높은 자리에 올라 충북을 위해 일 할 사람을 키우자는 ‘인재양성론’으로 이어졌다.

이 지사가 바라는 인재상은 단순하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 명문고를 나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 진학하고, 중앙부처나 경제계의 요직에 진출하는 인물이다.

‘3대째 의사가문’을 외쳤던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3대째 이시종(청주고→서울대→행정고시)’을 배출하자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 지사는 이를 위해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과 ‘인재 양성’을 한 테이블에 올려 충북도교육청과 협상을 타결시켰다.

이달 초부터 충북도와 교육청이 ‘지역 미래인재 육성 TF’를 구성하고 명문고 육성 방안 등 논의에 착수했다.

이 지사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만나 △충북 자사고 설립 허용 △전국모집이 가능한 자율학교 지정 등을 건의했다.

이처럼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과 열정은 드라마 속 ‘열혈맘’들을 연상케 할 정도다.

그런데 드라마 주인공의 자녀교육 철학이 서서히 주변 인물들에게 외면 받았던 것처럼, 이 지사의 ‘인재양성론’도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듯하다.

김병우 교육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 등은 명문대 진학률로 교육 성과를 평가하고 자사고 등 명문고를 유치하겠다는 구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계뿐만 아니라, 이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조차 옹호하는 목소리는 없는 듯하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27일 ‘SKY캐슬을 통해 본 우리 교육의 현실’을 주제로 정책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주요 인사들의 발언은 현 시점에서 의미심장하게 읽혀진다.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교육과 인재양성이 곧 미래라는 신념으로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 교육은 학벌지상주의로 점철돼 순수한 학문적 의미를 잃었다.”(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 서면 인사말)

“학벌 위주의 교육과 사회제도가 더 공고화 됐고 강화됐다. 부모의 재산이 자녀의 교육정도가 되고, 교육받은 정도가 자녀의 경제력과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암울한 사회다. 이 암울한 사회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개선할 것인지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화두다.”(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

“현재 교육제도가 10~20년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빼내야 할 시기다. 진정으로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교육제도·입시제도로 과감히 전환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정정순 청주상당 지역위원장)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 피라미드 정점에 설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이 지사의 철학과 정반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 지사의 인재양성론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인공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드라마는 인물 간 긴장상태를 극도의 상황까지 몰고 가는 막장이 재미있다지만, 현실에서는 지역사회 분열과 공멸을 초래할 뿐이다.

지역사회를 막장으로 끌고 가지 않으려면, 이 지사가 직접 나서 오해와 갈등을 풀어야 할 때다.

충북판 ‘SKY캐슬’의 다음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


songks85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