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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던 더페이스샵마저…고개드는 '영업권 리스크'

첫 영업권 손상차손 발생…감사보고서에 '위험성' 지적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정혜민 기자 | 2019-02-27 07:00 송고 | 2019-02-27 10:13 최종수정
더페이스샵의 2014년 매출은 5330억원에서 2018년 3866억원으로 감소했다. 5년새 매출이 27.5% 감소한 것. 당기순이익은 2014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으로 97.8% 급감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더페이스샵의 2014년 매출은 5330억원에서 2018년 3866억원으로 감소했다. 5년새 매출이 27.5% 감소한 것. 당기순이익은 2014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으로 97.8% 급감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화장품 로드숍 1세대로 화려하게 등장해 LG생활건강에 인수된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권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까지 붙여 인수했지만 로드숍 업황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에 더페이스샵 실적이 신통치 않은 탓이다.
27일 LG생활건강의 2018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더페이스샵 영업권에 대해 29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페이스샵의 현금창출로 인한 회수가능금액(3733억원)이 장부금액(4023억원) 보다 낮아졌기 때문. 장부금액과 회수가능금액의 차이인 290억원이 손상차손으로 인식됐다. 

사실 무형자산에 잡히는 영업권은 2017년 7110억원에서 2018년 8249억원으로 16% 늘었다. 하지만 더페이스샵은 반대로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

영업권은 M&A시 기업의 순자산가치 외에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 장부에는 반영되지 않는 무형자산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한 회계 전문가는 "영업권은 M&A를 하면서 지급한 '웃돈'인데 손상차손이 발생한다는 것은 M&A 이후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 기타영업외비용에 반영돼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자산총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영업권 규모는 총 자산의 15.64%를 차지한다. 영업권 손상이 커지면 재무제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LG생활건강의 회계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도 "영업권 등 손상검사를 유의적인 위험으로 식별했다"고 명시했다.

영업권은 2011년 1월부터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상각의무가 사라졌다. IFRS 도입 이전 회계기준에서는 M&A 후 인수 기업 영업권을 20년 이내에 장부상에서 일정액을 차감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IFRS가 도입되면서 손상된 부문만 차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최근 회계법인이 기업 감사를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영업권 리스크 문제가 부각되는 추세다. 기업 감사 관련 전문가는 "과거보다 영업권 이슈가 커졌다"며 "별도로 영업권만 다루는 회계법인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도 2010년 LG생활건강에 인수돼 승승장구했지만 실적이 둔화되면서 감사보고서상에 영업권 위험성이 지적됐다.

더페이스샵은 국내 로드숍 1세대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설립한 브랜드로 '로드숍 전성시대'를 주도했다. 하지만 여러 브랜드 제품을 같이 파는 올리브영같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온라인에 소비자를 뺏기면서 매출이 줄고 있는 실정이다.

더페이스샵의 2014년 매출은 5330억원에서 2018년 3866억원으로 감소했다. 5년새 매출이 27.5% 감소한 것. 당기순이익은 2014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으로 97.8% 급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더페이스샵의 가맹점수는 479개로 나타났다. 2015년만 해도 576개로 2년사이 16.8%나 줄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M&A를 통해 발생한 영업권은 매년 손상 여부를 검토하게 돼있다"며 "더페이스샵의 2018년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처음으로 영업권의 일부가 손상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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