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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귀재'도 손해 봤다…버핏, '18년래 최악 성적표'

4분기 손실 28조…지난해 순익 40억달러
"장기전망 좋은 기업 인수하고 싶지만 너무 비싸"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9-02-24 13:17 송고 | 2019-02-25 10:20 최종수정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 AFP=뉴스1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 AFP=뉴스1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8)도 지난해 증시 폭락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버핏이 이끌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254억달러(약 28조57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도 18년만에 가장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연례 보고서에서 증시 폭락으로 인해 4분기 227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즈에 투자해서 27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CNBC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크래프트하인즈의 투자에 대해 30억달러를 상각처리했다고 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40억달러. 전년 449억4000만달러였던데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버크셔 해서웨이는 다른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성장해왔다. 그러나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업 인수는 여전히 장기적 계획의 일환이지만, 현재의 기업환경에서는 일시적으로 중단했음을 시사했다.

버핏은 "우리는 앞으로 몇 년간 과도한 유동성을 버크셔가 영구히 소유할 사업에 돌리기를 원한다"며 "단기적 전망은 좋지 않다. 장기적 전망이 좋은 기업을 인수하는 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대형(elephant-sized) 인수합병(M&A)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여전히 자신의 후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버핏은 지난해 초 그레그 아벨과 아지트 자인을 각각 비보험 부분과 보험 부분의 부회장으로 승진시켰었다.

그는 이러한 경영진 변화에 대해 서한에서 "뒤늦은 결정이었다"며 "버크셔는 현재 내가 혼자 감독할 때보다 훨씬 더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지트와 그레그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고 버크셔의 피는 그들의 혈관을 따라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이런 발언으로 미루어 아지트와 그레그중 한 명이 버핏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핏은 또한 미국 경제의 호황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오만함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버크셔의 성공은 믿을 수 없는 번영을 누릴 수 있게 한 '미국 순풍'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1942년 처음 투자를 시작한 이후 (미국의) 번영은 7명의 공화당 대통령과 7명의 민주당 대통령이 전쟁과 금융위기를 거치며 초당적인 방식을 통해 얻게 된 것"이라며 "미국 기업이나 개인이 (이러한 번영을) 자신들이 이뤘다고 하는 것은 오만함을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경제와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을 자신의 경제정책과 연계시키며 자신의 공으로 돌려왔다. 백악관은 버핏의 이러한 발언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yellowap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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