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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① '황후의 품격 종영'…화제성·배우 '굿' vs 막장 전개 '배드'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19-02-22 08:45 송고
SBS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SBS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황후의 품격'이 배우들의 열연과 막장 요소로 높은 시청률을 얻으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품격 없는 전개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는 마침내 복수에 성공한 장나라(오써니 분)가 황실 체제의 대한제국을 끝내고 대한민국으로 재탄생시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황후의 품격'은 2018년, 입헌군주제 시대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그린 황실로맨스릴러다.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오써니(장나라 분)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 '아내의 유혹' '언니는 살아있다' 등으로 '막장계'에 한 획을 그은 김순옥 작가와 '리턴'의 주동민 PD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마지막회에서는 충격적인 전개가 이어졌다. 주요 인물인 나왕식(최진혁 분)이 사망한 데 이어 황제 이혁(신성록 분)도 태후(신은경 분)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나왕식 대신 황실을 향한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 이혁은 불법 임상시험을 당한 피해자를 구했고, 이에 태후는 얼굴을 가린 이혁을 나왕식으로 착각해 총으로 쏜 것. 이혁은 마지막으로 오써니를 향해 "사랑해"라고 고백하며 숨을 거뒀다. 또한 민유라(이엘리야 분)는 표 부장(윤용현 분)에게 벽돌로 머리를 맞으며 정신연령이 어려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오써니는 마침내 대한제국 황실의 비리를 모두 폭로했다. 악행을 저지른 서강희(윤소이 분)와 태후는 사형을 선고받았고, 황실 제도의 폐지를 선언하면서 대한제국 시대가 끝이 났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온 오써니는 해리성 기억상실에 걸린 아리(오아린 분)와 함께 행복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처럼 박진감 넘치는 연출과 다채로운 장르의 혼합, 몰입도를 높인 김순옥 표 막장 전개는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황실 세트와 소품, 한복 등도 2018년 대한제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끔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시청률도찍고 꾸준히 10%대를 유지하며 독보적인 수목극 왕좌로 자리 잡았다.

SBS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SBS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그러나 논란 역시 끊이지 않았다. 베드신, 동물 학대, 채찍 폭행, 시멘트 고문, 살인 등에 이어 지난 20일 방송분에서는 임산부를 성폭행하는 장면까지 등장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가뜩이나 자극적인 요소가 가득한데, '황후의 품격'은 이를 적나라한 연출로 풀어냈다. 논란이 이어져도 '황후의 품격'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회까지 이러한 연출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설득력을 잃은 전개도 '황후의 품격'을 갈팡질팡하게 했다. 오써니와 이혁, 나왕식의 모호해진 러브라인은 물론, 극의 중심이 되는 복수극도 자극적 요소에 집중하느라 되려 힘을 잃었다. 결국 마지막에서야 안긴 사이다 전개는 통쾌했지만 김이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화제성에 힘입어 4회가 연장됐지만 오히려 전개는 엉성해지고 자극적인 장면만 남은 셈이다.

SBS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SBS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다. 특히 오써니를 맡은 장나라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앞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힌 장나라는 자신했던 만큼 다채로운 연기를 펼쳤다. 극 초반 '황제 덕후'로서 명랑하고 통통 튀는 모습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낸 장나라는 황실에 입성한 이후 소현황후(신고은 분)의 죽음과 대왕대비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각성하며 본격적으로 '흑화'했다. 강인해진 눈빛과 단호한 말투,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등으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황후의 모습을 나타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여기에 주요 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신성록은 나쁜 남자였던 이혁이 점차 후회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캐릭터로 완성했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트라우마와 오써니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 등을 깊은 감정 연기로 표현해낸 것. 여러 악행을 저지르는 민유라 역할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친 이엘리야도 돋보였다.

김순옥 작가 특유의 '권선징악'이 담긴 막장 드라마는 흡입력 높은 전개로 통쾌함을 안겨 왔다. 그러나 자극적인 요소만 가득했던 '황후의 품격'에서는 품격을 찾기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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