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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만 중한가" 뒷전으로 밀린 선택근로제 IT업계 '한숨'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9-02-20 07:35 송고
19일 오후 서울 경사노위 브리핑실에서 탄력근무 관련 합의문이 발표된 후 대표장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2.19/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19일 오후 서울 경사노위 브리핑실에서 탄력근무 관련 합의문이 발표된 후 대표장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2.19/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정부와 정치권이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선택근로제 개선도 더 이상 늦춰선 안된다."

지난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막판 진통 끝에 극적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하자, IT업계에선 한숨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 절실히 요구해온 선택근로제 확대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근로제는 근로자가 단위기간 내에 주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로제의 일종이다. IT업계에선 현행법상 1개월인 선택근로제의 정산기간을 최소 6개월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정 시기에 미리 근무표를 정해 놓고 연장근무를 하는 탄력근로제는 주로 제조업에 적합한 방식이다. 반면 선택근로제는 주당 근로시간 제한이 없고, 정산기간 내에 평균 근로시간만 52시간으로 맞추면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 단위로 유연하게 일을 하는 IT업계에서 선호한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회원사 38개사 가운데 62%가 선택근로제를, 32%가 탄력근로제를 도입하고 있다.

IT서비스 업무는 프로젝트 마감 전 3~4개월에 집중적으로 일이 몰린다.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해도 테스트 단계에 이르면 각종 오류 발생과 고객사의 수정 요청 등 변수가 쏟아져 업무량을 예측하기 어렵다. 인력을 충원해 감당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기존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인력을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T서비스산업협회가 회원사의 중형 규모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발단계 3개월 간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17.9시간이었고, 마지막 테스트 단계 한 달 동안에는 66.1시간에 달했다. 이렇게 프로젝트마다 3~4개월 이상 일이 집중되기 때문에 1개월 정산기간으론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IT서비스 같은 수주형 산업은 발주자의 요구에 따라 작업이 변화하고 예측할 수 없는 업무가 수시로 발생한다"며 "52시간 근로제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 테두리 안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선택근로제의 유연성을 담보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IT서비스업계와 게임업계 등은 선택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지속적으로 건의해왔으나, 탄력근로제 논의에 밀려 협상 테이블에 안건으로 올라가지도 못했다. IT업계에선 앞으로 열릴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못하면 수많은 업체들이 처벌 대상자로 몰리거나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자료를 내고 "이번 논의에서 제외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역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함께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 역시 논평을 통해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유연화 관련 추가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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