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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이가 한순간에 교통사고로…' 30대 가장의 절규

청와대 청원에 '가해자 엄중처벌' 호소…1만4000여명 동의

(횡성=뉴스1) 권혜민 기자 | 2019-02-19 16:31 송고 | 2019-02-20 18:12 최종수정
중앙선 침범 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은 30대 남편의 청와대 청원글(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 뉴스1
중앙선 침범 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은 30대 남편의 청와대 청원글(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 뉴스1


교통사고로 임산부인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은 30대 남성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임산부 교통·사망사고 故박**의 남편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가해자의 중앙선 침범으로 제 사랑스런 아내와 뱃속의 아기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숨진 임산부의 남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2019년 1월6일 14시20분경 강원도 평창 태기산 터널을 통과 후 중앙선 침범 차량에 정면충돌을 당했다. 갑작스런 사고로 정신이 혼미해질 때 아내의 상태만을 확인하기 위해 정신을 붙잡고 아내를 바라봤을 때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응급차가 도착해 구조대원과 (함께)아내를 차에서 꺼내면서 좌석에 양수가 터져나온 것을 보고 또 한번 무너지게 됐다. 아내는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아내와 아기는 제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사망선고를 제 귀로 듣고 저도 정신을 잃게 됐고 눈을 떠보니 중환자실이었다. 살아서 누워있다는 자체가 너무 괴로웠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내와 아기의 마지막 길도 지키지 못한 못된 남편, 못된 아빠가 됐다. 30여일이 지나서야 한줌의 재가 되어 유골함에서 신랑만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아기에게 갈 수 있었다. 아내와 아기가 왜 여기 있을까? 왜 나만 남겨두고 세상을 등 졌을까? 가해자에 대한 원망은 점점 더 커져갔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가해자는 사고 후 단 한번도 찾아와서 사죄를 하지 않았으며 단 한번의 연락도 없는 상태로 40여일 동안 지내오고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구속 수사와 함께 엄정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불구속 수사에 대해) 음주운전이 아니여서, 뺑소니가 아니여서, 도주의 우려가 없어서라는 것은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본인 한순간의 실수로 사람을 2명이나 사망하게 했는데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피해 유족들이 우리나라 법을 더욱 더 원망하다고 밖에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청원 말미에 "제발 부탁드린다. 가해자의 젊은 나이, 초범, 우발적 사고의 처벌이 아닌 진정으로 피해 유족들의 입장을 생각 해 주시고 남은 삶의 고통을 헤아려 강력한 처벌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글쓴이의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하루 만인 19일 1만4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달 6일 오후 2시30분쯤 강원 횡성군 둔내면 평창 방향 태기산터널 1.1㎞ 전 지점 6번 국도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과속으로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크루즈 승용차를 충돌해 크루즈 승용차에 타고 있던 임산부 A씨가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나 뱃속의 아이와 함께 끝내 숨져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운전을 하고 있던 A씨의 남편이자 청원 글쓴이도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은 가해자의 과속과 중앙선 침범이 맞다"며 "조만간 가해자의 구속 또는 불구속 여부를 결정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hoyan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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