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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박항서 "2019년 중요한 대회 많아…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휴식 취한 뒤 18일 오후 베트남으로 출국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2-18 18:49 송고
약 20일 간의 국내 일정을 마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2.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약 20일 간의 국내 일정을 마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2.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충분히 쉬었으니 이제 다시 집중하려 한다. 항상 마음가짐은 똑같다. 2019년은 더 중요한 대회가 많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펼쳐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을 8강으로 견인한 뒤 지난달 29일 입국, 한국에서 휴식을 취했던 박항서 감독이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신드롬'이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인만큼 출국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그를 조명했다.
박 감독은 "오랜만에 조국을 찾아 또 고향을 찾아 에너지를 충전했다. 어머님도 뵙고 조카들도 보고 나니 떠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고 환하게 웃은 뒤 "충전했으니 이제 다시 끈을 조여매야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 돌아가자마자 바쁘게 뛴다. U-23 대표팀은 당장 3월부터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돌입하고 A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박 감독은 "겸임 형태를 끝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처럼 두 팀을 동시에 맡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한 뒤 "오는 3월까지 일정만 내가 겸임하고 그 이후에는 분리해서 맡는 것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박항서 감독과의 일문일답.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시골에 가서 어머님도 뵙고 설에 오랜만에 형제들도 만나고 조카들까지 다 만났다. 아버지 산소도 다녀왔다. 덕분에 고향을 떠나는 마음이 홀가분하다.  먼저 양해부터 구하고 싶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인터뷰 요청이 많았는데 일일이 응하지 못했다. 내가 한국에서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들이 다 베트남으로 전해진다. 개인적으로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다. 오해 없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돌아가면 바로 바쁘게 움직여야한다.  
▶3월22일부터 U-23 챔피언십 예선이 열린다. 22세 선수들을 데리고 나가야하는데, 3월6일부터 훈련이 잡혀 있다. 대략 본 친구들도 있으나 점검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30명 정도 데리고 훈련한 뒤 최종 엔트리를 구성해야한다.

-A팀과 U-23팀 감독을 겸하고 있다.  
▶지금 베트남축구협회와 상의 중인데, 두 팀을 하기는 힘들다. 2019년은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다. U-22대표팀은 베트남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동남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하는데, 이때가 A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과 겹친다. 난 지금 한 팀만 맡기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말한 것처럼 올해 중요한 대회가 계속 이어진다.  
▶동남아시안게임이 베트남에서는 꽤 중요하다. '동남아시아의 올림픽'이라고 보면 된다. U-22팀이 나갈 것 같은데, 아직 베트남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대회다. 그게 올 11월에 열리는데, A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이 11월까지 이어진다. 스케줄상 두 대회를 내가 다 치르기는 어렵다. 준비과정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두 팀 다 맡기를 원하지만, 나도 베트남 대표팀에도 소홀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A팀을 더 생각하고 있는가. 
▶두 팀 중 어느 팀을 맡아도 상관없다. (베트남 축구협회에)선택 해달라고 했다. 일단 3월22일부터 펼쳐지는 AFC U-23 챔피언십 예선이 중요하다.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태국과 묶였는데 그걸 통과해야 내년 1월 본선에 나갈 수 있고 거기서 4강에 들어가야 2020 도쿄올림픽 티켓을 얻는다. 이건 내가 한다. 하지만 이후 대회들은 서로 연관성이 없어 다 맡기는 힘들다.

-지금까지 너무 큰 성과를 거둬 더 부담스러울 것 같다. 
▶똑같다. 1년차나 2년차나 똑같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니 스즈키컵이 왔고 스즈키컵이 끝나니 아시안컵이 열렸다. 그래서 겸직이 문제라 생각한다. 어쨌든 슬기롭게 잘 풀어야한다. 부담은 똑같다. 축구감독은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에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 다가오는 대회부터 잘 준비해야한다 생각한다. 휴식 취했으니 다시 끈을 매고 임하겠다.

-올해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그래서 (분리를)고민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 결정이 나야 내가 '올인'할 수 있다. 스즈키컵(U-23 대회) 후 곧바로 아시안컵(A팀 대회)을 해보니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경험을 해봤기에 분리해야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과의 친선전이 무산됐다.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았던 스케줄이다. 3월26일에 U-23대표팀의 경기가 있다. 난 U-23대표팀 감독이기도 하고 그 팀의 6~7명이 A팀에서 뛰고 있기도 하다. 한국과 친선전을 치르고 싶어서 (U-23 예선)태국전 일정 조정이 가능하냐고 물었는데 그건 태국이 반대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아쉬운 기회였다. 
▶베트남이 한국과 경기하는 기회는 별로 없다. 그 기회는 분명 아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경험을 위해 U-23대표팀의 예선을 소홀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 예선이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때 한국과의 A매치가 성사됐으면 좋겠다.

-한국 지도자들의 베트남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흥실 감독이 비엣텔 감독에 부임했다. 비엣텔이라는 팀은 2부에서 1부로 승격했는데, 자금력도 뛰어나고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 직접적인 도움은 줄 수 없겠지만, 잘 됐으면 좋겠다. 한국인 지도자가 베트남 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내길 기대한다.

-무엇이 베트남 선수들을 바꾼 원동력인가. 
▶특별하게 한 것은 없다. 확실한 것은 나와 선수들 그리고 스태프 모두가 많은 노력을 쏟았다는 것이다. 맡은 위치에서 각자 성실하게 뛰었는데, 그 밑바탕에 믿음과 신뢰가 있었다. 소소한 리더십은, 다른 지도자들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믿음과 신뢰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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