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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법관비위 보고하자…"골프치지 말고, 사람 조심" 주의만

'부산 스폰서 판사' 알고도 은폐…주의수준 무마
재판개입해 축소시도…직무유기·직권남용 적용

(서울=뉴스1) 이유지 기자, 손인해 기자 | 2019-02-12 22:16 송고 | 2019-02-13 09:24 최종수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2019.1.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양승태 사법부가 이른바 '부산 스폰서 판사' 관련 비위사실을 초기에 보고받고도 감사 착수나 징계 검토 없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골프 치지 말라'는 수준의 주의를 주며 무마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골프향응 등 비위사실이 수사과정에서 파악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골프치지 말고, 사람 조심해서 만나라"는 취지의 주의를 당시 부산고법원장을 통해 전달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5년 9월 양 전 대법원장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대검찰청으로부터 전달받은 법관 비위 관련 첩보 문건을 검토, 사법부의 위신이 실추돼 역점사업 추진에 차질이 있을 것을 염려하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부산고법원장 등을 통해 문 전 판사에게 단순히 첩보내용을 알려주고 "검찰에서 비위사실 통보가 왔으니 자중하라"며 이같은 행동지침을 전달, 감사에 착수하지 않았을 뿐더러 인사 관련 전산시스템에 등재하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16년 5월쯤에는 언론사 인터뷰 과정에서 문 전 판사가 부산 지역 건설업자인 정모씨로부터의 골프·룸살롱 등 향응 수수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편집국장에게 부탁해 관련 보도를 무마했다는 점도 포착됐다.

또한 2016년 9월쯤에는 문 전 판사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정씨 사건 관련 진행상황과 재판부 심증을 피고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정씨의 로비장부에 문 전 판사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도 양 전 대법원장은 보고받았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은 당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행정처장이 된 고영한 전 대법관에게 이같은 의혹에도 문 전 판사를 법원에서 조사하지 않는 것은 향후 비난받을 소지가 크다며, 부산고법이 아닌 법원행정처에서 그의 비위사실 전반에 대한 감사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은 앞서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사건으로 불거진 현직 법관의 금품수수 의혹에 이어 법원 비리 사건이 확산될 것과 비위 사실을 통보받고도 뒤늦게 정식조사에 착수할 경우 조직적인 무마 사실까지 알려질 것을 우려해 재차 은폐·축소 결정을 굳힌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씨 사건에서 뇌물 부분에 무죄가 선고되면 검찰의 반발로 문 판사의 비위사실이 다시 불거질 것을 염려, 고 전 대법관은 직접 당시 부산고법원장에게 전화해 "검찰의 불만을 줄일 수 있도록 변론재개를 해 추가로 심리하는 등 충실히 심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문 판사가 사직한 후에 선고하라"고 이미 변론이 종결된 항소심에 개입, 변론재개 및 선고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같은 정황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 등에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정당한 이유 없이 감사 조사 및 법원 감사위원회 회부 등 조치를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직무유기로, 재판 진행 절차를 변경하도록 하는 등 개입한 행위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의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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