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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극한직업' 장진희 "동양의 갤 가돗? '원더우먼' 참고했죠"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02-13 07:00 송고 | 2019-02-13 08:29 최종수정
모델 겸 배우 장진희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모델 겸 배우 장진희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에는 이하늬 말고도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극중 마약 조직의 두목 이무배(신하균 분)의 보디가드로 나오는 선희가 그 주인공이다. 선희는 '극한직업'에서 무시무시한 내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웬만한 남자들은 주먹이나 발차기 한방이면 제압하고, 1대 다수의 싸움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다.  
선희를 연기하며 놀라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장진희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극한직업'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후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 때문인지 쉽게 다가오지는 못 한다고 해 웃음을 주기도.

"알아보시지만 접근은 잘 못 하시더라고요. 웃고 있어도 잘 다가오지는 않으세요. 뒷걸음질 치시는 분도 있고요. 제가 머리를 잘라서 긴가민가 하는 분도 많은데 머리를 묶으면 많이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아는 척 해주셔도 됩니다. 해치지 않아요.(웃음)"
모델 겸 배우 장진희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모델 겸 배우 장진희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실제 만나본 장진희는 영화 속 모습과는 달랐다. 영화 속에서는 과묵하고 카리스마가 넘쳤다면, 실제로는 조금 더 웃음이 많았고 감성이 풍부한 배우였다.  

이병헌 감독은 선희의 캐릭터를 '동양의 갤 가돗'으로 잡았다고 했다. 여성 보디가드라는 캐릭터가 흔치 않은 만큼, 카리스마와 매력을 두루 갖춘 배우가 필요했던 것. 장진희 역시 감독으로부터 캐릭터에 대해 들은 후 영화 '원더우먼' 등을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했다.

"감독님과 미팅을 할 때 감독님이 '원더우먼'의 갤 가돗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영화를 봤는데 아무래도 원더우먼은 평범한 의상이 아니더라고요. 시대적이고 판타지적인 느낌이 있는 캐릭터여서 스타일링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독님과 상의도 하고 스크랩을 해서 준비도 해갔어요. 그렇게 감독님과 이미지를 정리했는데, 갤 가돗 얘기를 먼저 해주셔서 감사했죠."
영화를 준비하면서 중요했던 것은 역시 액션이었다. 장진희는 류승룡 등 다른 주연배우들과 함께 3개월간 액션을 배웠다. 몸을 통해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모델 출신이지만, 액션 연기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근육을 붙이기 위해 노력했고, 운동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섭외해 직접 운동을 배우기도 했다.

"근육을 붙이려고 했어요. 현실적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액션과 무술은 정말 다른 것을 알았어요. 액션을 할 때 장점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액션 동작은 과장된 동작들이 많은데 선희는 간략한 느낌으로 큰 선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코치를 섭외해 복싱 훈련을 따로 하기도 했어요."
모델 겸 배우 장진희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모델 겸 배우 장진희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장진희는 영화에서 공명을 제외한 주인공 4인과 차례로 격투신을 경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는 이하늬다. 주로 남자 배우와 격투를 하다가 동성인 이하늬와 합을 맞추니 서로를 더욱 배려하면서 친해지게 됐다.

"언니가 일단 너무 착하세요. 사실 하늬 언니와 합을 맞추기 보다는 다른 액션 스쿨에서 남자 배우들과 연습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늬 언니와 합을 맞추고 액션에 처음 들어갔는데 언니가 너무 조심했고 저도 조심했어요. '저 괜찮으니까, 때려달라'고 얘기를 드릴 정도였죠. '괜찮다'고 '아대 했다'고 하면서 때려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못 때리겠다'면서 힘들어하셨어요. 아무래도 언니와의 합이 길었기 때문에 가장 재밌었어요."

2000년 모델로 데뷔해 런웨이와 유명 잡지 지면을 누비며 활약한 톱 모델 출신이지만,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7년 영화 '포크레인'부터였다. '극한직업'은 이병헌 감독의 팬이었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오디션에 참여했다. 마침 여성 경호원 배역에 관심이 갔고, 제작진에게 과거 1년간 배웠던 주짓수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플라잉 암바를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드렸어요. 그걸로 오디션을 3차까지 볼 수 있게 됐어요. 주짓수는 5년 전에 1년간 했는데 동작이 너무 흥미로워서 배웠던 거예요. 사실 스파링을 한다거나 하는 건 못했지만요."

장진희에게 '극한직업'의 의미는 남다르다.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비중있는 배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고, 예상치도 못하게 1300만 관객 동원이라는 흥행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배우와 제작진) 다들 얼떨떨해 하세요. 스코어를 이제는 안 봐도 캡처해서 보내주세요. 너무 감사하죠. 두번째 장편 영화에 첫 조연, 독립 영화를 포함하면 5번째 작품인데 그 전에는 다 단역이어서 롤이 긴게 없었거든요. 거의 처음 하는 슛들이 많았어요. 카메라가 저에게 단독으로 붙은 것도 처음이고, 팔로잉 하는 캠이 있는 것도 처음이고요. 많이 배웠어요."
'극한직업' 스틸 컷 © 뉴스1
'극한직업' 스틸 컷 © 뉴스1
커리어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장진희는 앞으로도 보여줄 모습이 많다고 했다. '극한직업'보다 더 발전된 액션 연기도 보여줄 준비가 됐다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불러만 주시라"며 간절함을 보이는 눈빛에는 열망이 가득했다. 

"아직 감정적인 연기나 대사는 없었지만, 저의 액션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제는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매일매일이 첫 날 같아요. 조심스럽고요. 감사할 따름이에요."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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