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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긴 임단협 교섭 또 무산…절벽으로 내몰리는 르노삼성

제14차 교섭 '기본급 인상' 입장차 여전…노조, 부분 파업 예고
역대 최장 파업 장기화에 공장 가동률 '75%'로 떨어져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9-02-12 16:16 송고 | 2019-02-12 16:22 최종수정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뉴스1DB)© 뉴스1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간 제14차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종료됐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제2의 한국지엠(GM)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단협 리스크로 오는 9월 위탁 생산 계약이 만료되는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공장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서다.

협력적 노사 관계를 대표하던 르노삼성에 '강성노조 파업', '고비용 및 저효율성'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문제점을 대변하는 '꼬리표'가 붙은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제14차 교섭도 별다른 소득 없이 종료됐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교섭에서 노사는 기본급 인상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차기 교섭 일정도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는 사실상의 임단협 교섭의 데드라인을 다음 달 정도로 보고 있다.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로그의 후속 물량 생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6개월가량의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로그의 위탁 생산 계약은 오는 9월 종료된다.

파업 장기화에 대한 르노그룹 차원의 우회성 경고에도 노조는 파업 수위를 올리겠다며 강경 방침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13일과 15일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는 기본급 인상 등 고정비가 인상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 업체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데, 임금 인상 등은 이에 역행한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과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을 놓고 경합하는 닛산 일본 규슈공장의 필요 인력을 최소화하고 아웃소싱을 늘리며 생산성을 높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층의 퇴사에 엔화약세 영향까지 이어지며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인건비가 규슈공장보다 20% 높은 상황임을 회사 측은 강조하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은 지난 2014년 로그 물량 배정을 놓고 규슈공장과도 경합을 벌이기도 했는데 높은 임금 구조가 고착화하면 생산비용이 상승해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

파업 장기화로 로그 후속 물량 배정 가능성이 후퇴하고 있음에도 노조는 기존에 제시한 요구안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노조의 부분 파업(30차례·112시간)으로 인해 부산공장 가동률은 98% 수준에서 75%대까지 떨어졌다.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인해 64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1100억원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10대 제조국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뒷걸음친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불협화음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

공장 가동률 하락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 위기는 협력사로 전이된다. 수직적 산업 구조 탓에 1차 부품사의 위기는 2~3차 협력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지역 경제마저 휘청거릴 수 있다. 르노삼성의 1차 협력사 260여 곳의 생산물량도 30~50%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서 볼 수 있듯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공적 자금이 투입은 불가피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파업 장기화로 부산공장의 생산성은 하락하고 있고, 로그 후속 물량 배정 경쟁에서도 점차 멀어지고 있다"며 "가동률 하락에 따른 경영 위기가 찾아오면 공적자금의 투입 등의 또다른 논란까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cho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