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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킹덤' 김성훈 감독 "'이만하면 된다' 타협하지 않았다"(종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2-13 08:00 송고
넷플릭스 '킹덤' 김성훈 감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넷플릭스 '킹덤' 김성훈 감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한국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분명 좀비물인데 '아름다운'(?) 좀비물을 만든 김성훈 감독이 요즘 제일 뿌듯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1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의 최초 한국 드라마 '킹덤'(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은 김은희 작가의 빈틈없이 짜인 탄탄한 대본과 김성훈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만나 서사와 영상미 그리고 볼거리까지 갖춘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킹덤'은 조선의 땅끝 동래에서 역병이 시작돼 마침내 한양으로 가는 긴 여정을 그린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는 물론, 좀비물 장르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스펙타클한 볼거리까지 갖췄다.

그동안 영화만 연출했던 김성훈 감독은,  6부작 드라마를 찍는 과정을 '전력질주'였다고 표현했다. 힘들었다고 토로하면서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어 뿌듯하다는 그였다.

최근 김성훈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배두나 김혜준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비(배두나 분)는 환기를 시켜주는 밝은 캐릭터이다. 기존의 톤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새롭게 접근하는 것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자체적인 만족감이 높았다. 이에 대한 믿음은 변치 않다.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겠지만 계속 보면서 적응이 되면 이 새로움이 의미있는 시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명 '사극톤'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민초들도 그렇게 이야기 했을까 싶다.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하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중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궁궐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하지 않나. 조학주(류승룡 분)는 어마어마한 어두움, 무거움을 드러내는 캐릭터이지 않나. 자체의 에너지가 있어서 살살 품어도 잘 전달이 된다. 중전은 조학주라는 단단한 악의 딸이지 않나. 그럼 으로써 조학주를 닮고 싶은데 아직은 영글지 못한 표독스러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접근하다보니 톤 차이를 뒀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만든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배우들마다 사극 연기 톤이 다르다. 톤을 맞추지 않은 의도가 있나.

▶궁은 궁에 맞는 건축, 의상, 미술이 있고 궁에 사는 사람들이 특징이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묵직하고 저음으로 소통한다. 그 점이 미쟝센과 더불어서 ('킹덤' 속) 궁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민초들의 모습은 우리 나라 사료에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추정하건대 민초들의 언어가 저음의 대사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지율헌은 그 시대의 가장 하층민들이 모인 곳이다.  보다 자유롭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가 아무리 유교국가여도 민초까지 그런 틀 안에서 살았을까 싶다. 그래서 보다 자유롭게 대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6부로 줄이면서 시즌2로 넘어가야 할 기준점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시점에서 시즌1이 급하게 마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맨 처음에는 8부를 생각했다가 기간, 비용, 서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시즌1은 6부가 최적이라고 결론이 났다. 만약 8부대로 진행했다면 다음 이야기가 더 나왔을 거다. 6부에 반전도 나오니까 시즌2를 기약하는데, 앞으로 그 반전이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해달라. 무리해서 다음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고 시즌2에서 제대로 다루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쉬운 분들도 있겠지만, 그 순간에 끝을 내기로 했다.
넷플릭스 '킹덤' 김성훈 감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넷플릭스 '킹덤' 김성훈 감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시즌2는 언제쯤이 될까.

▶ 넷플릭스의 다른 작품도 보면서 기다려달라. (웃음) 오는 6월 말 즈음에는 크랭크업을 할 계획이다. 적절한 시기에 공개를 할 건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시즌2는 2화부터 박인제 감독이 맡는다.

▶전력질주 하듯이 '킹덤'을 진행했다. 이선균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찍고 있을 때 즈음에 연락이 돼서 '6부작 찍는데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막 웃더라. (웃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외국에서는 시즌제 드라마는 여러 감독들이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이상의 퀄러티를 보여준다. 그런 과정에서 좋은 인력이 들어오고 양질의 콘텐츠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연속성 안에서 더욱 발전하는 결과가 될 것 같다.

-연출할 때 절대 타협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애정 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하고 꽤 오랜 공백이 있었다. 그때 없애고 싶었던 것이 '이만하면 된다'였다. 적당하게 하면 다음 작품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킹덤'을 하면서도 '이쯤이면 되지 않나' 싶을 때 첫 작품을 계속 떠올렸다. 내가 아무리 잘 해도 100점 짜리는 아니다. 보는 분들이 8~90점일 수 있는데 내가 10% 양보하면 보는 사람들의 점수는 더 낮아진다. 최소한 내가 아는 것, 준비한 것은 다 하자고 생각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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