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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의 욜로은퇴] 新노년문화의 주역

(서울=뉴스1)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 2019-02-08 15:23 송고 | 2019-02-08 15:31 최종수정
편집자주 100세 시대, 누구나 그리는 행복한 노후! 베이비 부머들을 위한 욜로은퇴 노하우를 전합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 뉴스1
최근 ‘50대는 험한 댓글 달지 말고 동남아로 길을 개척하라’는 말이 핫이슈가 되었습니다. 방향은 맞을지라도 표현방식이 잘못 되다 보니 의외로 저항이 격렬했습니다. 이 사건은 50대들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걸 의미합니다. 한편으로는, 50대를 중심으로 하는 베이비부머들이 고령화 문제와 함께 사회의 관심축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출생자 수를 기준으로 볼 때는 1958~1974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부머의 첫 주자는 한 해에 80만 명 이상 태어난 ‘58년 개띠’인 셈입니다. 이들은 올해 62세가 되며,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주자인 74년생은 46세입니다. 그러니, 베이비부머는 지금 46세부터 62세 사이에 대략 1600만 명이 몰려 있고 총 인구의 30%를 넘어섭니다. 이들이 15년 지나면 61세~77세가 되고 30년이 지나면 76세~92세가 됩니다.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숫자가 향후 15년 동안은 전기고령세대가 되고 30년 후에는 후기고령세대가 되는 셈입니다. 노년층이 된 베이비부머가 양적인 측면에서 사회를 압도하게 됩니다.

질적 깊이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베이비부머는 현재의 노년층과는 다른 세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구주의 학력을 보면 절반 정도가 초졸 이하이며 중졸과 고졸이 40% 정도를 차지하고 대졸은 8% 정도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현재 50대의 약 30%가 대졸이며 40대의 50%가 대졸입니다. 고졸 이상은 50대가 86%, 40대가 96%에 이릅니다. 그리고, 현재 노년층은 전전(戰前) 세대이고 베이비부머는 전후(戰後) 세대이다 보니, 전자는 재산이 파괴된 반면에 후자는 전후 복구를 통해 경제가 고성장하는 시기에 자산을 축적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전후 세대는 고성장과 사회보장 제도가 마련되는 시기에 성장하다 보니 노후 준비가 훨씬 잘 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에 실시되었으니 58년 개띠는 취직하자마자 바로 국민연금에 가입했습니다. 완전한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세대인 거죠. 주택 보유비율도 높아서 노후에 임대료로 지출될 부분이 적고 여차하면 주택연금을 통해 주택자산에서 소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베이비부머는 양적 넓이와 질적 깊이를 갖추고 있어 새로운 노년문화를 이끌 체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가 만들 신노년문화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의 난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부머가 젊은 시절에 경제 성장의 일익을 담당했다면 노년에는 고령사회를 발전적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입니다. 이들이 만들어야 할 신노년문화는 대략 다음의 다섯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평생교육 사고를 가집니다. 평생교육은 자기계발을 통해 더 오래 일을 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인지적 사회적 기능을 잘 유지하여 사회와 지속적인 소통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100세 시대의 노년은 가보지 않은 영역이라 배워야 합니다. 마치 여행 가기 전에 그 지역에 관한 안내서를 읽어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생 후반기의 자신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게 아닙니다.

둘째, 자신만을 돌보는 삶에서 사회로 눈을 돌립니다. 나이가 들면 지금의 나는 주변의 많은 도움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라는 프랑스 저널리스트는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졌다가 걷기를 시작하여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걷습니다. 이후 비행 청소년과 함께 길을 걷는 단체를 설립했습니다. 우리나라 노년 활동 중에 가장 부족한 게 사회봉사 활동입니다. 해보지 않고서는 그 효과를 모르니, 일단 한번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셋째, 노년의 예절을 익힙니다. 어릴 때는 학교에서 예절을 배우고 젊을 때는 주변에서 잘못된 예절을 연장자가 지적해줍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잘못 된 행동도 알려주지 않다 보니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외딴길로 빠져 버립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신체 노화로 인해 잘 들리지 않거나 보이지 않게 되어 의도치 않게 실례를 범합니다. 이러다 보면 사람 간의 소통이 원활치 않게 됩니다. 예절은 사람 관계의 윤활유와 같습니다. 장수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절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윗사람이 먼저 인사하고 찾아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사회와 원활한 소통을 돕는 노년의 예절을 가르치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넷째, 세대통합적 사고를 가집니다. 우리 세대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대 전체가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앞으로 젊은 세대는 고령세대를 부담하기 어려우므로 노인의 문제는 노년세대가 함께 부담해야 합니다. 사회가 잘 되어야 노년세대도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스처럼 경제가 불안해지면 노년의 생활도 위협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대의에 입각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힘씁니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은 투표에서 어떤 공약을 가진 사람을 뽑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인구의 30%를 차지하면서 투표율도 높다면 투표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커지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세를 과시하기보다는 대의에 입각한 지혜로운 결정을 해야 합니다. 축적된 지식과 지혜는 훈계보다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신(新)노년문화운동이라는 말은 선진국에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운동’이 아니라 신노년문화‘혁명’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양적 넓이와 질적 깊이를 가진 미래의 신노년문화를 만들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그 파괴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고령사회 극복의 주역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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