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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수학왕'…어떻게 덧셈·뺄셈 배울까?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 실험 "정답률은 64~72%"
색감각 뛰어나…설탕물로 수학 익혀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9-02-07 14:33 송고 | 2019-02-07 14:51 최종수정
꿀벌 © AFP=뉴스1
꿀벌 © AFP=뉴스1

인간 두뇌의 10만분의 1밖에 안 되는 뉴런을 가진 꿀벌이 훈련을 거치면 기초 수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호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인간은 1000억개의 뉴런, 쥐는 7500만개, 꿀벌은 약 100만개의 뉴런을 갖고 있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의 과학자들은 14마리의 벌에게 더하기와 빼기의 원리를 가르쳤다. 연구자들은 덧셈과 뺄셈을 익힐 수 있도록 L자 모양으로 3개의 방이 연결된 것을 두 개 만들었다. 덧셈에는 파란색, 뺄셈에는 노란색이 사용되었는데, 벌은 꿀이 가득찬 꽃을 식별할 수 있도록 색감이 발달했다.

덧셈을 가르치는 곳의 입구에는 벌이 볼수 있도록 파란색의 도형이 2~3개 그려져 있었다. 벌들은 다음 방에 들어가 앞서 본 도형의 수보다 하나 적거나 하나 많게 그려진 방을 선택하도록 되었다. 연구자들은 하나 많은 곳을 찾아 들어간 벌에게는 맛있는 설탕을 보상으로 주고 적은 곳을 들어간 벌은 매캐한 맛의 키니네로 벌을 주었다. 노란 형태가 그려진 뺄셈용 방에서도 같은 식으로 훈련이 이뤄졌다.

100번의 훈련을 통해 벌들은 점점 더 임무 완수를 잘하게 됐다. 연구자들은 이번에는 보상도 벌도 없는 채로, 어느쪽이 정답인 방인지도 매번 바꿔가면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두 번의 덧셈과 두 번의 뺄셈 즉 네 번의 실험 동안 14마리의 꿀벌들은 64~72%에 달하는 정답률을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일반인들은 1을 더하거나 빼거나 하는 능력이 별것 아니라고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벌이 수학적 능력 또는 이것이 저것보다 많거나 적다는 비교 능력을 갖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연구실의 과학자들은 이전 실험에서도 벌들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일련의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2010년에는 벌들이 인간의 얼굴을 보고 기억하도록 훈련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실은 또 벌들이 제로(0)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선행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이는 인간도 유치원 때까지 보통 파악하지 못하는 개념이다.

공동조상을 갖고 있던 벌과 인간은 6억 년 전부터 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컴퓨터는 전기를 소비하는 기계지만 벌은 작은 꿀 한 방울을 통해서도 컴퓨터의 숫자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이들의 두뇌는 아마도 매우 영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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