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블록체인' 지능형정부 핵심기술 선정…암호화폐는 '재갈'

관련업계 "대기업만 블록체인 사업하라는 것" 분통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9-02-07 14:42 송고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증명서 발급·유통 플랫폼 구축’ 발표보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는 윤종인 행정안전부차관 .2019.1.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증명서 발급·유통 플랫폼 구축’ 발표보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는 윤종인 행정안전부차관 .2019.1.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암호화폐에 대해 재갈을 물리고 있는 정부가 10대 핵심기술로 '블록체인'을 선정하자, 블록체인 관련업계는 '블록체인을 육성하고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것이 가능하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7일 행정안전부는 '2019년 지능형 정부를 주도할 10대 핵심기술'로 △감성 인공지능 △비정형 데이터 분석 △반응형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윤리 △멀티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확장현실 △블록체인 플랫폼 △인공지능 자동 보안 △5G 인프라를 선정했다.

행안부는 지능형 정부의 핵심기술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보안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라고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나아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전자정부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12월부터 블록체인 기반으로 주민등록등·초본을 시범발급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전자증명서 발급이나 유통 플랫폼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되면 기관이나 기업이 관련서류를 정부에 직접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블록체인 개발업체들은 정부의 '이중잣대'에 울상을 짓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암호화폐 투기를 우려해 관련산업 육성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떼려야 뗄 수 없다"면서 "은행권을 통한 초기 투자금 확보가 어려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투자금 조달을 위해 암호화폐 자금모집(ICO)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이 통로를 막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31일 국내기업 ICO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본시장법상 무인가 영업행위·형법상 사기죄 등 법 위반소지가 있는 사례가 발견됐다"면서 "ICO 과정에서 현행법을 위반한 사례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는 과정의 성장통을 잘 알기에 규제당국의 걱정과 우려를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암호화폐는 절대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서비스가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금감원이 연락해 블록체인 사업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식이다"며 "시장 이해도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암호화폐를 배제하고 블록체인만 육성하겠다는 것은 자본력있는 대기업만 블록체인 사업을 하라는 것밖에 더 되냐"고 비판했다. 이는 청년창업과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와도 정면 배치된다는 것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초연결 사회,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과 초연결 사회,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과 안전망 정책·진흥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은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되, 암호화폐는 규제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두고 국내 한 블록체인 개발사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구분해서 하나는 살리고 다른 하나는 죽이겠다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황당한 얘기"라며 "법이 통과되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암호화폐는 엄연한 블록체인 기술의 결과물 중 하나"라며 "거래사이트의 문제점을 가지고 암호화폐 산업 전체를 규제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hwayeon@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