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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공영홈쇼핑의 황당한 해명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9-02-01 14:52 송고
© News1
"수의계약 자체가 법적으로 잘못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본보 보도한 '[단독]공영홈쇼핑 로고변경 '의혹' 투성이…손혜원의원 측근업체 놀이터?' 관련 기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돌아온 답이다. 

지난해 10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영홈쇼핑이 추진한 로고 변경 용역계약을 손혜원 의원(무소속)의 최측근 인사가 운영하는 'H업체'가 수의계약 형태로 따냈다. 특히 해당 업체가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해 '들러리 업체'까지 내세운 정황이 포착됐다. 

수의계약 자체는 잘못이 아니므로 계약을 따낸 H업체와 들러리 M업체 등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경위를 따져보면 명쾌하지 않은 게 한둘이 아니다. 공영홈쇼핑이 밝힌 바에 따르면 공영홈쇼핑 측은 지난해 10월 로고 변경 용역계약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계약관계가 없었던 H업체와 M업체에게 견적서를 의뢰했다. 애초 어떻게 두 업체를 알게 됐는지 묻는 질문에 공영홈쇼핑은 "H업체는 로고 서체를 재능 기부한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가 추천을 했으며 M업체는 내부 직원이 자체 발굴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스1> 취재 과정에서 M업체 대표 권모씨가 현재 H업체 직원으로 재직 중인 사실이 드러나는 등 '들러리 입찰'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공영홈쇼핑은 "어떠한 경위에서 그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 답을 드리지 못할 사안"이라고 즉답을 하지 않았다.  내부 직원이 M업체의 누구와 접촉했는지, 왜 M업체가 추정가격 2000만원 이하의 수의계약에 나서면서 3000만원 가량 금액을 써내 사실상 입찰 포기 견적서를 냈는지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자신들이 해당 업체들에 먼저 견적서를 의뢰했는데 하필이면 H업체 직원이 대표로 있는 M업체에 의뢰할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로또 당첨' 만큼이나 어려운 확률임에도 이같은 우연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파악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M업체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M업체가 냈던 견적서에 적힌 대로 서울 마포구 한 빌딩을 찾아가보니 그곳에 M업체는 없었다. 해당 주소지에 실제 있던 다른 업체 관계자는 통화에서 "M업체 대표 권씨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데, 사무실을 별도로 운영할 여력이 되지 않아 편의상 주소지만 등재하도록 부탁해 선의에서 그렇게 한 것뿐"이라며 "이를 대가로 금전적인 거래가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H업체 대표 장모씨가 손혜원 의원의 측근 인사라는 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H업체가 있는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은 손 의원의 후원회 사무실과 주소지가 같다. 장씨는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로고 제작에 참여하면서 손 의원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도 로고 변경을 지시한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와 손 의원, H업체 대표 장모씨, 로고 서체를 기부한 안상수 전 교수 모두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동문이다.

손 의원 측은 지위와 친분을 이용해 측근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 제기에 대해 "디자인 자문을 해준 적은 있으나 업체 선정에 개입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로고 변경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장씨를 비롯해 최 대표, 주무부처 장관(홍종학) 등이 손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가 관련 내용을 협의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라면 금액의 규모 여부와 무관하게 계약과정을 투명하게 밝힐 의무가 있다. 이전까지 진행된 유사 계약건은 공개입찰로 진행해 놓고 유독 로고변경 계약만 왜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는지 합당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 실수가 있었다면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징계나 처벌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모르쇠'로 버티는 것은 더 큰 실수나 잘못이 있을 것이란 의혹만 키울 뿐이다.


g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