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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SKY캐슬' 김서형 "올백머리 내 선택…'예쁨' 중요치 않았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1-30 07:00 송고 | 2019-01-30 08:24 최종수정
© 뉴스1 배우 김서형/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김서형/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은 입시라는 소재를 두고 스카이캐슬 사람들 저마다의 상충하는 탐욕을 면밀히 그려내며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인 23.2%(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 신드롬 급의 인기를 끌고 있다.
상위 1% 상류층 스카이캐슬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것은 캐슬 밖의 입시 코디 김주영(김서형 분)이다. 그는 오로지 자식의 성공만을 바라는 캐슬 엄마들을 손에 쥐고 흔드는 미스터리한 인물. 더불어 그런 자신 역시 캐슬 엄마들과 다름없이 자식에게 강압적인 교육을 하다 제손으로 자식을 망쳐버린 과거도 드러나면서 매회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김주영을 연기한 김서형은 이번 작품 'SKY캐슬'을 통해서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로 대표되던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김주영으로 갈아치웠다. 비주얼부터 연기력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완벽 변신을 하여 인기몰이 중인 것. 특히 '어머니,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어머니, 다 감수하시겠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혜나를 댁으로 들이십시오' 등 극 중 대사를 넘어서 다양한 패러디를 유발하는 유행어를 만들며 전 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만난 김서형은 드라마 속 '올백' 헤어 스타일과 검은 옷이 아닌 단발머리의 '낯선'(?)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김주영을 향한 인기에 어리둥절하면서도, 김주영으로 살았던 힘든 시간에 대한 감사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직 김주영을 떠나보내지 못한 김서형의 이야기다.
© 뉴스1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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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서형과 일문일답.

-'SKY캐슬'과 김주영 인기가 매우 높다 .'아내의 유혹'도 굉장한 인기를 얻었는데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 대중의 눈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 작품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악에 대한 밀도가 (달라진 것 같다). 그동안 악역이라고 해서 사랑을 안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보다 ('스카이캐슬'은) 시청자들과 같이 가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전개가 빠르거나 연기를 잘해서 인기를 끈 것과는 달리, 한발 앞선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전문직 여성 역할은 그동안 많이 맡아왔다. 이번에는 올백 헤어스타일, 특유의 말투가 독특하게 다가왔다. 어떻게 구상했나.

▶ 입시 코디네이터이니까 사교육의 전선에서 본다면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어셈블리' '굿와이프' 이리와 안아줘' 등에서 전문직을 해서 외형적인 건 빨리 생각을 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학부모를 만난다는 점에서 가장 강하게 보이는 것은 '블랙'이었다. 올백 헤어를 한다는 것은 감독님에게 정확히 말을 안 했다. 첫 촬영에 그러고 가니 감독이 놀라더라. 나는 '생각해보니까 이 헤어스타일이 맞더라고요'라고 했다. 올백머리가 조명 받기도 힘들고 삭발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여배우가 안 예쁘게 나올까봐 고민을 좀 하신 것 같다. 예쁜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예쁘게 나와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었다.
© 뉴스1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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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을 텐데.

▶올백이 두통도 심하고 짧은 머리에 핀을 많이 꽂으니까 묶는 순간부터 화가 많이 난다. 숍에서부터 일단 많이 힘들다. 초반에는 짜증과 화를 달고 살았다.(웃음) 보상받는 건 시청률이 나와주니까 '으샤으샤' 할 수 있었다. 끝나는 날까지 머리 언제 풀 수 있을까 생각했다. 머리를 풀면 힘이 빠지는 것 같아서 집에 있을 때는 느낌있게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고심했다.

-미묘한 표정 연기도 몰입도를 높였는데.

▶초반에는 표정이 많지 않았다. 일부러 딱딱하게 연기를 했다. 감정보다 외형적인 부분으로 먼저 보여주는 것이 처음이었고, 일부러 무표정으로 대했다. 이후 한서진(염정아 분)을 만나고 예서(김혜윤 분)와 맞붙으면서 표정을 더 넣었다. 너무 표정을 많이 지으면 이상해져서 감독님과 현장에서 상의하면서 맞춰갔다. 표정이든 눈이든 느낌으로 하는 거다. 배우마다 캐치를 하고 관찰을 하는 거다. 눈이나 손을 클로즈업해서 잡은 것은 감독님의 지혜로운 판단이다. 그래서 내가 더 신나게 연기한 것도 있다.

-케이(조미녀 분)와 대면 장면에서는 감정이 폭발했다.

▶그래서 감정을 모아놨다. 그렇게 같이 만나는 배우들과는 일부러 대화를 잘 하지 않았다. 초반에도 케이와 처음 만나서 인사를 했는데 '응 안녕. 네가 케이야?'가 다였다. 아마 그 친구는 내가 마음을 안 연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후 케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장면을 찍을 때도 말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후반부에 둘의 관계가 더 잘 나올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선생(이현진 분)과도 마찬가지였다. 김주영과 조선생이 어떤 관계로 만난지 모르는 상태인데, 실제로 너무 친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염정아 언니와도 그랬다. 사담을 나눠도 주로 캐릭터 이야기나 현장은 어떠냐 정도다. 연기에 몰입할 때는 '언니 저 웃기지 말아주세요'라고 하기도 했다. 나도 사담 나누다가 슛하고 몰입하는 배우였으면 좋을텐데 그게 안 된다. 앉아서 깔깔 웃지를 못 하겠더라.
© 뉴스1 배우 김서형/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김서형/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선생(이현진 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도 흘렸다고.

▶내가?(웃음). 조선생은 김주영의 곁에 당연히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조선생과 가까워지면 나중에 연기 몰입이 안 될 것 같더라. (이)현진이에게 신경을 못 썼고 내 연기도 힘들어서 더 그랬다. 종방연에서 현진이가 그러는데 조선생의 대사보다 김주영의 이야기를 더 유심히 보려고 했다고 한다. 그게 조선생이라면서. 그 말을 들으니까 눈물이 나더라. 사실 김주영은 조선생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건데 내가 외롭게 느낀 것 같다. 미안하기도 했다.

-조선생과 다른 에피소드는.

▶조선생이 내말에 반기를 드는 장면에서 원래는 서류를 던지는 건데 촬영을 시작하니 서류가 생각이 안 나더라. 가방을 던졌다. 현진이의 눈에 맞았는데 '컷'이 안 나니까 연기를 멈출 수가 없더라. 너무 내꺼만 생각하다가 합의된 것을 못 한 것 아닌가. 내 잘못이다. 그런데 조선생이 그 가방을 주워 털고 책상에 올리더라. 정말 온전히 조선생으로 보여서 정말 감동받았다. 방송에는 안 나왔다고 한다. 조선생이 김주영을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구나 싶었다. 그 신 이후로는 현진이한테 '밥은 먹었어?' 묻곤 했다.(웃음)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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