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헬리오시티 전세가격 1억5000만원? 송파에 무슨 일이…

신고 오류·가족 간 거래 등 의혹 무성
전월세 비정상 거래 검증 근거 없어 미제로 남을 듯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9-01-28 15:32 송고 | 2019-01-28 21:52 최종수정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News1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News1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인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로 일대 전셋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비정상적인 거래가 발견돼 관심을 끈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실거래 가격 정보에 따르면,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지난 13일 보증금 3억원에 전세 계약된 것이 최근 알려졌다. 최근 거래 시세 대비 3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전용 84㎡가 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된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헬리오시티는 입주 물량 상당수가 전세 물량으로 쏟아지면서 전셋값 변동이 큰 편이다. 전용 84㎡는 5억~7억원대에 주로 거래됐다. 최근에는 4억원 중후반에도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1억5000만원, 3억원의 가격은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다.

송파구 잠실동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전셋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1억5000만원, 3억원은 이해하기 힘든 비정상 거래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계약이 공개되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우선 통계 기재 오류 가능성이다. 보증금에 월세가 덧붙는 반전세 계약이 월세가 빠지면서 전세로 신고됐다는 것이다. 전·월세 실거래 내역은 지역 주민센터에 확정일자를 신고한 계약만 공개된다. '확정일자'는 세입자 보증금 보호 장치 성격이 강해, 세입자들이 월세를 빠뜨리고 보증금만 신고하는 사례가 많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파트에 당첨된 뒤 지인에게 낮은 가격에 전세를 내줬다는 것이다. 이 밖에 집주인이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낮춰 계약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의혹을 검증할 방법이 없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택 매매 계약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매매 신고 가격은 정기적으로 감시해 지나치게 낮거나 높게 신고된 계약을 걸러내 조사하고 불법 거래는 처벌하고 있다.

전·월세 계약은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를 위해 확정일자를 신고하게 할 뿐, 신고 자체가 의무는 아니다. 그렇다 보니 거래 가격을 검증하거나 처벌할 근거도 없다. 전세 계약을 신고한 세입자가 정정 신고를 하지 않으면, 정부도 문제의 계약 내역을 임의로 삭제할 수 없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비정상 계약이 주택시장 혼란을 초래해도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며 "검증을 의무화하려면 전·월세 신고제를 도입해야 하는데, 정당 간 입장 차가 커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jhkuk@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