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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망할 것처럼 왜곡"…대한항공 일반노조 '강성부 펀드' 반박

뜬금없는 일본항공 실패 사례 "불안감 조성하고자 현실 왜곡" 비판
"투기자본 논리로 직원 일자리 위협…경영진도 각성해야"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9-01-24 15:06 송고 | 2019-01-24 15:58 최종수정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0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뉴스1DB) © News1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0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뉴스1DB) © News1

대한항공 일반노조가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를 투기자본으로 표현하고 해당 사모펀드의 사업제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24일 입장자료를 내고 "KCGI가 지난 21일 배포한 회사 사업구조 효율화 방안을 보면 자기 이익에 맞춰 대한항공이 곧 망할 회사처럼 호도했다"며 "항공업계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이 숫자만을 열거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에는 4개 노조가 있다. 객실관리·운송·정비 등 일반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일반노조와 조종사 노조, 공군 출신으로 이뤄진 조종사 새노조, 직원연대다. KCGI 사업제안의 허점을 지적한 곳은 일반노조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KCGI가 3월 정기주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왜곡된 사실로 회사가 곧 망할 것처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대한항공과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던 일본항공(JAL)의 상장폐지 신청 및 법정관리 사례를 거론했다는 점이다.  
2010년 한국의 법정관리에 해당되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JAL은 정부 낙하산 인사와 비효율적인 인력 운용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며 경영부실에 빠졌다.

여기에 퇴직금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자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당시 JAL의 노조원은 4만5000여명에 달했다. 대한항공의 3배가 넘는데다 낙하산으로 내려온 경영진까지 제역할을 하지 못하며 경영위기가 가중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1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온 대한항공과 대입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사례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일본항공 경영 실패 사례를 억지로 대한항공과 연결시킨 저의에는 KCGI의 꼼수가 숨어있다고 꼬집었다.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해 경영에 간섭하고 직원들을 내보내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항공우주사업부 분사와 노선 감축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KCGI의 주장처럼 회사 부채를 갚고자 부산 항공우주사업부를 분리하면 조합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 등 혼란만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을 껴안겠다고 제안한 일반 직원들의 고충해소 태스크 포스팀 구성은 각 기능을 대표해 온 노조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일갈했다.  

또 돈 안 되는 적자 노선 중단은 사업경쟁력 악화는 물론 회사규모 축소에 따른 고용불안을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회사가 지금 직원들을 내보내야만 연명할 수 있는 절벽 끝에 있는지 의문"이라며 "KCGI 제안은 당장에 돈 안 되는 것을 처분하고 돈 되는 것만 남겨 주식값을 올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일반노조는 이같은 사태를 자초한 현 경영진에 대한 각성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 일가가 갑질 사태로 기업의 사회적 신뢰를 갉아먹었고 이를 틈타 외부 자본이 회사를 노리고 있는 만큼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심각성을 통감하고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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