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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수장서 구속 피의자로 '급전직하'

40년 서울서 법관생활…'초엘리트 법관'의 몰락
상고법원 추진하려 靑 교감하며 재판개입 등 혐의

(서울=뉴스1) 이유지 기자 | 2019-01-24 02:14 송고
사법농단 의혹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사법부 수장 출신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 피의자로 급전직하하는 불명예를 얻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6월 사법농단 수사가 본격 개시된지 7개월여만이다. 같은날 법원은 하급자인 박병대 전 대법관(62·12기) 구속영장은 또 다시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혐의사실만 40여개, 구속영장청구서만 A4용지 기준 260쪽에 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97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4공화국 유신헌법 공포 직후인 1973년 군법무관을 거쳐 1975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법복을 입게 됐다.

그는 유신시절인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서울민사지법, 서울형사지법에 근무하며 12건의 긴급조치 재판을 담당했다. 재일교포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 등에서 유죄판결을 내렸다.

지난 2011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은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획하고, 양 전 대법원장이 배석판사로서 징역 5년 실형 선고에 관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을 지낸 김 전 실장과 경남고·서울대 동문이자 8년 후배다.

그가 선고한 조작간첩 사건 중 강희철·김동휘 사건은 재심에서 무죄가 났고, 나머지 사건들도 재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신 시절 긴급조치 유죄 판결에 관여했던 그는 대법원장 재임 시절 관련 재판에도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긴급조치 피해자들에게 국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일선 판사들을 대상으로 징계를 검토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민사법분야에서 특출난 재능을 발휘하며 법관생활 40여년 대부분을 서울에서 근무하는 '초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대법원장에 임명되며 사법부 수장 자리에 올랐고, 취임 이후 상고법원 설립을 강력히 추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김 전 실장이 2013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되자 그를 고리로 박근혜 정부·청와대와 긴밀히 소통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소송 △옛 통합진보당 지방·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법관 뒷조사 등 사찰 및 인사 불이익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 업무방해 사건 관련해 청와대 통한 헌법재판소 압박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헌법재판소 비밀수집 및 누설 △법원 공보관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혐의도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당시 법원의 숙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법원행정처를 통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사법부 수장 출신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결국 '최종 책임자'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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