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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기자간담회 도중 이석…日 도발 발표 '막전막후'

정경두, 日'레이더 갈등' 질의 받다 긴급 상황조치
"日레이더 갈등 야기, 정치적 의도 가진 듯"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19-01-23 19:26 송고 | 2019-01-23 20:17 최종수정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일본 해상 초계기 근접비행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일본 해상 초계기 근접비행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23일 오후 일본의 해상초계기가 우리 해군 함정 인근에서 근접비행했다는 소식이 국방부 기자실에 갑작스레 전해지자 출입기자실은 '발칵' 뒤집어졌다.

관련 발표 직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던 도중 갑작스레 자리를 떠야 했고 이에 영문도 모른 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듯' 정 장관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던 기자들은 예상치 못한 '빅 뉴스'에 소위 말하는 '멘붕'을 맞이해야 했다.
지난해 12월20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이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STIR)를 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이 최근 우리측과 실무협상을 중단하며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던 이날은 '국방장관 신년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

한미연합훈련, 9·19 군사합의서 이행, 국방개혁 2.0,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한 장관의 생각을 듣는 자리였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초점은 일본 초계기 갈등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국방장관의 입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첫 자리라는 것에 맞춰졌다.

간담회를 1시간 여 앞둔 오후 1시가 조금 넘자 국방부 실무자들이 분주해졌다. 이들로 인해 간담회 자리인 국방부 기자실에 다과가 마련됐고 기자들과 국방부 당국자들이 앉을 수 있는 좌석 정돈이 이뤄졌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정 장관은 밝은 얼굴을 한 채 예정된 시각인 2시보다 3분 정도 이른 1시57분께 기자실에 도착했고, 평소 안면이 있던 기자들과 안부를 주고 받으며 "앞으로 기자들과 소통을 자주 하겠다"는 말로 간담회는 시작됐다.

이 자리에선 예상대로 첫 질의부터 '초계기 위협 비행'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한 기자는 일본측의 계속되는 일방적인 주장에 대한 장관의 견해를 물었다.

정 장관은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 분명하다며 협의 중단을 선언한 일본의 '출구 전략'을 일정 부분 예상했었다고 밝혔다.

다른 기자는 우리측 입장과 달리 광개토함으로부터 STIR을 맞았다는 일본 초계기 성능에 의구심을 표했고 이에 정 장관은 "일본 전략 무기의 성능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일본에서는 방위상과 관방총리, 통합막료장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일측의 입장을 직접 밝히는 데 비해 우리 정부에서는 장관급이 나서 이 문제를 짚고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고 정 장관은 "정권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일본에 맞받아치는 것은 오히려 일본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외에도 초계기 관련된 질의가 30분 정도 더 이어지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 외에도 다른 중요한 국방 사안이 많다"며 다양한 사안의 질문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하여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방향,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 진전 상황 등 다른 부분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고 정 장관과 관련 실무자가 번갈아가면서 해당 답변을 내놨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간담회가 순조롭게 진행되던 2시40분께 실무자로부터 받은 쪽지를 펼쳐 본 정 장관은 갑자기 자리를 뜰 일이 생겼다며 간담회 도중 기자실을 벗어났다. 갑작스러운 장관의 이석에 기자들은 '무슨 일이냐', '다시 오는 것이냐', '간담회 마무리는 지어야 하지 않냐'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나 정 장관은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채 자리를 떴다.

이후 간담회는 15분 정도 더 진행됐는데 이유를 밝히지 않고 정 장관이 갑자기 이석한 것에 대해 기자들은 다양한 추측을 내놨고 최 대변인은 "긴급히 조치해야 할 사항이 있어 장관께서 돌아오시기 힘든 상황"이라며 추후 간담회를 재차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어떤 일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 간담회 때 나온 정 장관의 발언들로 기사를 준비하던 기자들은 그로부터 1시간 정도 후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근접 비행했다는 소식에 '집단 멘붕'에 빠졌고 각사별로 데스크에 해당 소식을 보고하는 통화소리, 당국자에게 팩트를 확인하는 통화소리들로 기자실은 시끌벅적해졌다.

특히 지난달 20일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근접비행을 펼친지 한 달 안에 총 세차례나 근접 위협 비행을 펼친 일본의 의도적인 듯한 행위에 기자실은 후끈 달아오를 수 밖에 없었다.
나가시마 토루 주한 일본 무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나서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나가시마 토루 주한 일본 무관을 국방부로 초치해 근접위협비행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2019.1.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나가시마 토루 주한 일본 무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나서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나가시마 토루 주한 일본 무관을 국방부로 초치해 근접위협비행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2019.1.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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