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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공격당한 기업 일자리 급감…1년 후 18% 줄어

한경연 분석, 투자도 23.8% 줄어…KCGI가 공격 나선 한진에 우려 섞인 시선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9-01-24 06:00 송고 | 2019-01-24 07:19 최종수정
대항항공 조종사 노조와 직원연대지부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오전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19.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항항공 조종사 노조와 직원연대지부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오전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19.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에 지배구조개선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이 기업의 고용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공개한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라는 자료에서 기업의 고용인원이 펀드가 공격한 해당 연도에는 전년 대비 4.8%, 공격이 종료된 다음 해는 18.1% 각각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The Activist Insight Activist Investing Review 2014'를 통해 선정된 10대 행동주의 펀드가 2013년과 2014년에 공격한 해외 438개 기업의 공격 기간 1년과 공격 전과 후 각 3년 등 총 7년간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다.

공격 이전 매년 증가하던 설비투자는 공격 기간(1년) 중 2.4% 감소했다. 공격 종료 직후 1년 및 2년 후 설비투자는 각각 전년 대비 23.8%, 21.2% 감소했다.

연구개발 투자는 공격 기간에는 기존 흐름을 유지했지만 공격 다음 해 및 2년 후에는 전년 대비 20.8%, 9.7% 각각 줄었다.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공격한 기간과 다음 해까지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공격한 기간에는 전년 대비 46.2%, 공격 기간 다음 해에는 83.6% 각각 감소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영업이익은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한 기간에는 전년 대비 40.6% 줄었고, 공격기간이 끝난 1년 후에도 저년 대비 41.0%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하기 전에는 70% 수준을 유지하다 공격 기간에 90.7%까지 높아졌다.

자본은 자기주식 매입 등에 따라 감소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한 기간 자본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고, 1년 후에는 14.8%, 2년 후에는 5.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성부 펀드로도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는 자기주식 매입, 배당확대,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며 단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여 이익을 얻는 헤지펀드를 의미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KCGI가 대표적인 예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0.81%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 17.84%의 조양호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다. KCGI가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해 한진칼 산하에 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하고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앉히면 그룹 경영을 원하는 방향으로 직접 통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분율 7.3%로 한진칼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협조가 필수로, 국민연금이 KCGI의 편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KCGI는 자존감이 꺾인 한진그룹 직원들은 껴안겠다고 했지만 이번 분석결과를 보면 고용인원이 감소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0차 한미재계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선 미국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와 남북경협 관련 양국 기업의 기회요인에 대해 논의한다. 2018.10.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0차 한미재계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선 미국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와 남북경협 관련 양국 기업의 기회요인에 대해 논의한다. 2018.10.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번 분석 결과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을 공격하기 전 전년 대비 7~8% 내외로 증가하던 자기주식은 공격한 기간 전년 대비 20.3% 증가했다.

공격한 기간 배당금은 전년 대비 63.8% 급증했다. 1년 후, 2년 후에는 전년 대비 18.7%, 24.3% 각각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공격한 기간 전년 대비 204.6%, 1년 후에는 전년 대비 397.0%로 높아졌다.

공격 1년 후 배당금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배당성향이 급증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행동주의 펀드의 예를 분석한 것일 뿐 최근 KCGI의 한진 공격과 이번 발표는 무관하다"며 "자본시장에서 펀드의 역할을 존중한다는 게 한경연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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