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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여부 속속 결론…환자들 "일부 지급 수용 불가"

삼성생명·한화생명 일부 사례 수용 결정
'보암모' 사단법인 설립 추진…"목소리 높이겠다"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2019-01-24 06:10 송고 | 2019-01-24 09:55 최종수정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2017.8.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이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 여부를 두고 수용 또는 불수용, 재검토 등의 결론을 속속 내리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환자단체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보험사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에 한해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한다는 방침인데, 환자단체는 보험사가 '조건 없이'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암보험의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 관련 민원 중 보험금 지급 여지가 있는 400여건을 추려 각 보험사에 재검토를 권고한 바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 일부 사례 보험금 지급 결정

24일 금융감독원·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이 재검토를 권고한 400여건 중 일부 사례에 대해 보험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교보생명도 검토를 마치는 대로 금감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례별로 수용, 불수용, 재검토로 분류해 금감원에 보고한 상태"라며 "환자 주치의 의견을 참고하고 추가 조사 결과 암이 재발했거나 병세가 악화되는 등 요양병원 입원이 필요했다고 확인된 가입자에 한해 입원비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감원은 30여 개의 판례와 2018년 9월 관련 민원에 대해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에서 결정한 내용을 기반으로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은 보험사가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지난 9월 분조위는 유방암 1기인 민원인 A씨의 증세가 호전됐을 때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중단한 삼성생명의 결정이 약관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A씨가 마약성 진통제 주사를 맞거나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몸 상태가 쇠약했던 만큼 요양병원 입원이 필요했다고 본 것이다.

분조위는 삼성생명이 치료 기간과 관계없이 입원비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삼성생명은 직접적인 암 치료 기간을 폭넓게 해석해 이를 수용했다.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민원의 핵심 쟁점은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직접 치료'로 볼 수 있느냐다.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는데, 어떤 치료가 '암의 직접 치료'인지 구체화돼 있지 않아 분쟁이 생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특성상 호흡이 아주 긴 상품"이라며 "암보험을 설계할 때까지만 해도 요양병원이 지금처럼 많아질지, 암 환자의 기대여명이 지금과 같이 길어질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약관에 모두 담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요양병원은 2017년 기준 1531곳으로 10년 전인 2008년(690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요양병원 개설 진입 장벽이 낮고, 고령화와 돌봄 공백 등의 이유로 요양병원 수요도 커졌기 때문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암환자 기대여명 역시 길어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의 경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환자의 5년간 생존율이 75.8%로 10년 전보다 18.0%포인트(p) 높아졌다. 간암과 전립선암, 폐암도 생존율이 각각 13.9%p, 13.5%p, 11.1%p 향상됐다.

암환자와 가족들로 구성된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앞에서 보험사의 암입원보험금 부지급 횡포 방임 금감원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보암모는 이날 집회에서 금감원이 분쟁중인 암입원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할 것을 권고하고 보험회사의 조속한 보험금 지급과 부당한 업무처리로 인한 암입원보험금 부지급 횡포 등에 대한 검사 및 감독을 촉구했다.2018.7.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환자단체 "미래 불확실성은 보험사 몫…목소리 높일 것"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민원인 400여명을 중심으로 꾸려진 환자단체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최철규 회장은 "보험사가 예상한 것보다 입원비 청구가 많아 2014년 적자를 본 후 관련 분쟁이 많아졌다"며 "가입자는 미래 불확실성 탓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인데 그 부담을 왜 가입자가 져야 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 회장은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에 대한 어떤 조건도 없었는데 민원을 제기하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유리한 보험금 지급 3가지 요건을 만들었다"며 "이 요건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암모는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모임'이 아닌 '법인'으로 인정받아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와 관련해 가입자의 입장을 대변할 조직이 없다"며 "사단법인을 만들어 우리 주장의 파급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사와 보암모의 갈등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앞서 제시한 3가지 요건 외의 사례에 대해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권고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은 사실상 보험사 재검토 판단에 맡겨진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례와 분조위 판단을 분석해 분쟁의 원인인 '암의 직접 치료'에 대한 해석을 3가지 요건으로 정리한 것"이라며 "금감원이 보험사에 그 외 사례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m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