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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팔려도 '무덤덤'…조바심 사라진 주택시장

매수자 '집값 더 내려갈 것' 기대감 커져
"집값 계단식 하락해 이번 주 낙폭 더 커질 듯"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9-01-23 06:10 송고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해만 해도 급매물 한두 건 팔렸다는 소식만 들려도 난리 나는 줄 알고 추격 매수가 붙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급매물이 팔려도 그때뿐, 관망세가 다시 이어지면서 호가가 오히려 떨어지기도 합니다."(서울 송파구 A 공인)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 거래 소식이 간헐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후 추격 매수가 형성되진 않아 가격은 보합·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파구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이달 들어 17억원 초반에 2~3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최고 호가 대비 2억~3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강남구 인기 재건축인 은마아파트도 이달 전용면적 76㎡가 종전 최고가 대비 2억~3억원 낮은 14억원 중후반에 급매물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단지는 강남권 아파트 시세 '풍향계'로 꼽힌다. 주택시장 악재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집값이 가장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두 단지의 추이를 유심히 살핀다.
예전 같으면 집값 조정기 때에 관망세를 지속하다 저가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추격 매수가 붙어 집값이 반등하곤 했다. 집주인들은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5000만원 이상 올리기 일쑤였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급매물 거래 후에도 매수세는 크게 늘지 않았고 호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5단지 76㎡는 17억원 초반, 은마 76㎡는 14억원 중후반에 여전히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값' 조사에서 지난주 송파구는 0.15%, 강남구는 0.21% 떨어져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값은 0.09% 떨어져 10주 연속 하락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일대 중개업자들은 급매물 거래 소식을 이용해 관심 고객들에게 매수 권유 문자를 보내며 집값 반등을 노렸지만, 매수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급매물이 팔리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조바심이 컸지만, 지금은 주택시장 악재가 워낙 많아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 매수자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매수세 유입이 막힌 것도 이유다.

KB부동산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전주 대비 3.9포인트 하락해 47.1을 기록했다. 2016년 2월(45.7) 이후 최저수준이다.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계단식 하락'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단식 하락은 급매물이 등장하며 하락→일부 거래되며 호가 유지→거래 안 되며 추가 하락하는 모습을 말한다.

감정원 관계자는 "현재 주택시장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매수세가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낙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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