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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는 무역전쟁 전에 이미 위기에 빠져있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1-21 17:12 송고 | 2019-01-21 17:18 최종수정
2010년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2010년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미중 무역전쟁으로 201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6%를 기록, 천안문 사건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는 미중 무역전쟁 이전에도 이미 뚜렷한 둔화 국면에 진입해 있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중국의 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성장률이 6%대로 추락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8%, 2018년 6.6%로 6%대에 정체돼 있다.

2018년 3월부터 미중은 서로 관세폭탄을 퍼부으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2018년 성장률이 전년보다 0.2%포인트 떨어진 데 그쳤다. 어찌 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다.

◇ 2015년부터 6% 성장 시대 진입 : 2015년부터 중국 경제가 현격하게 둔화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지방 정부에 무리한 인프라 투자를 하지 말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경기가 둔화될 때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경기 둔화를 막았었다. 예컨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을 때 중국 정부는 모두 4조 위안(663조)을 투입, 인프라 건설에 나섰었다.  

실제 이같은 부양책은 큰 효과를 거두었다. 중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은 것은 물론 미국이 금융위기를 조기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같은 정책을 더 이상 쓸 수 없다.  이 같은 부양책을 남발하다 보니 중국 지방정부들이 대부분 빚더미에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버블, 전산업 분야의 과잉 투자, 급격한 부채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 중국 부채증가 심각한 수준 : 이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급격한 부채 증가다. 중국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다. 국제 결제은행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정부 부채는 GDP 대비 253%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990년대 어떤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 국가도 이 정도의 부채가 누적됐을 때, 금융위기를 피한 나라는 없었다. 

일부에서 중국은 대마불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망하면 전세계에 너무 큰 충격을 주기 때문에 중국은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에는 해당되는 논리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이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 

◇ 은행권 부실대출 24%  : 은행권의 부실대출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2%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믿는 경제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중국 전문가인 찰리 추 오토너머스 리서치의 수석 파트너는 중국 은행권 대출의 24%인 8조5000억 달러가 부실대출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한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은 30% 정도였다.

◇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 6조 달러 : 이뿐 아니라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가 6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부실을 진즉 털어냈어야 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하지 못했다. 수술을 하면 아프기 때문이다. 수술로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채 대증요법만 지속하자 경제성장률까지 떨어지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야기했던 미국 금융권은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지만 수술을 단행했다. 이후 미국 경제는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중국은 미국처럼 수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의 부채는 더 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는 비용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 자금 역외이탈까지 겹치면 재앙 : 부채 문제 이외에도 자금이탈도 중국 경제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국은 자금의 역외유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금의 역외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인 부호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중국에서 돈을 빼내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 언제 이상일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중국 당국이 엄격하게 자금을 통제하고 있지만 서방 부동산 시장의 큰손은 여전히 중국계 자본이라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의 통제에도 중국계 자본은 미국 부동산 구입 1위 자리를 6년간 지키고 있다. 캐나다인은 중국인 투자 규모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영국과 인도가 각각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위기로 자금이탈까지 겹치면 중국 경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발 위기는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던 중국이 글로벌 위기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숙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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