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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손혜원 "의혹 0.001%라도 밝혀진다면 의원직 사퇴"

"공정한 수사 위해 문체위 떠나 있겠다"
"문제 하나라도 나오면 의원 물러날 것"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2019-01-20 12:12 송고 | 2019-01-20 13:17 최종수정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2019.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2019.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제가 0.001%라도 SBS와 다른 언론들이 하는 이야기에 관련이 있다면,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당원들을 향해서는 "저는 당적 내려놓지만,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여러분이 곁에서 저를 도와주시고 제게 힘을 주셔야 제가 끝가지 광야에 나가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문 전문.

40년 간 일하던 디자인업계를 떠나서 정치권으로 왔던 3년 반 전의 일 생각난다. 지금은 그때처럼 이 자리가 생소하진 않다. 그러나 비장한 마음은 그때와 어느정도 비슷하기도 하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홍보위원장을 맡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과 로고를 만들어 많은 분들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지난번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데 한 역할 했다는 것에 데에 저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서 제 분신 같은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그래서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여러분께서도 탈당을 한다는 단어보다는 당적을 내려놓는다는 단어를 사용해주셨으면 좋겠다.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대중의 어법을 사용하려 저는 노력했다. 제가 전공했던 마케팅과 정치는 비슷한 곳이 굉장히 많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또는 기업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부분에서 유사한 부분이 아주 많다.

저는 40년 동안 기업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개발하는 일을 맡아왔다. 그리고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제가 그리 생소하지 않게 정치권에서 제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는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과연 우리 정치가 대중의 이익 위해, 그리고 공공의 이익 위해 과연 움직이고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부분이 많을 것이다.

저는 제 임기 동안에 여의도의 어법보단 제가 40년간 익혀왔던 대중의 이익을 위한, 공공의 이익 위한 부분에 치중하며 일을 해왔다. 감히 제가 잘 알고 있는 분야인 문화와 예술, 전통문화를 담당하는 상임위 활동을 통해 제 소신껏, 제가 꿈꾸던 세상 위해 일했다.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유물의 구입, 보존과 수리에 대한 박물관들의 자세도 수없이 얘기했으나 참으로 그들의 관행을 깨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가장 기막혔던 것은 우리나라 지방 곳곳에 풍광이 좋은 강과 바다에 고층아파트들이 획일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의 인구는 줄어들고 청년은 찾아볼 수 없는데, 왜 지방 곳곳이 30년 만에 다시 헐고 짓고 하는 그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예산을 담당하는 정치인들이 뜻만 맞춘다면 이는 얼마든지 고쳐나갈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지켜본 3년 반 동안의 국회나 정치권에선 누고도 이 얘기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방문화를 살리려는 노력은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업을 유치하고, 그리고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다리 놓고, 아파트를 짓는 일만이 SOC라는 그럴듯한 명분에 국민의 예산을 쓰는 것이 고작이었다.

좋은 경관이 있는 곳, 그리고 좋은 역사가 살아있는 곳, 더 이상 사라지기 전에 제가 발견한 곳이 바로 목포였다. 저는 제 평생에 목포를 2017년 3월에 대통령 선거를 돕기 위해 호남 예술인들을 만나는 정책간담회를 계기로 처음 내려가 봤다.

정책간담회를 하는 건물 근처에서 저는 가슴이 떨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집들이, 아직도 다닥다닥 붙은 채로 헐리지 않고 남아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다. 그때부터 제 일은 시작됐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제가 점착한 부분이 지방문화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역사를 기반으로 도시재생을 하는 것이다. 많은 사례를 갖고 있고 알고 있지만, 나중에 다시 자료를 여러분들게 드리도록 하겠다.

국가가 나설 수 없다면, 이 정도 콘텐츠가 남아있다면, 스스로 돕는 자를 돕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몇 집이라도 시작된다면, 그 동력으로 도시재생은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다.

자율적인, 그 지역의 주민들이 시작해서 관광객을 1000만 2000천만 끌어들인 사례는 수도 없이 해외에 많이 있다. 또한 재단이나 박물관이나 그리고 공공재를 활용한 문화시설들이 들어와서 그 지역 살린 예도 수도 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아니라, 공장이 아니라 박물관 하나로 1000만의 관광객을 이뤄낸 수없이 많은 사례가 있다. 동네주민들을 설득해서 우선 가볍게 공방과 카페를 먼저 열게 했고, 그곳을 홍보해 외지인들의 관심을 끌려 했다.

제가 요 며칠 동안 했던 얘기같이 아마도 제 얘기를 들었던 사람은 직접적으로 2, 300명 될 것이고, 제 글과 페이스북을 통해 전달 받은 사람은 수천, 수만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 꺼진 동네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다. 마침내 목포시나 문화재청도 관심을 갖게 됐다.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다. 저는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고 한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과, 제가 걸 수 있는 모든 이유를 다 걸어서 제 국회의원의 직위 모두를 걸고 제 개인의 명예를 위해 고발할 것이다.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살짝 고개 숙이고, 간사자리 내놓고, 문화체육관광위 상임위를 옮겨서 조용히 잠잠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마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 그것은 손혜원이 아니다. 제가 0.001%라도 SBS와, 다른 언론들이 하는 이야기에 관련이 있다면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

오늘은 더불어민주당의 당적을 내려놓는 발표다. 아마 이 발표 뒤에 야당의 많은 분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 같은 분들이 또 얘기할 것이다. 국회의원직 사퇴해라, 그것은 제가 알아서 저에 대한 검찰으 결과가 한 가지라도 나온다면 그때 제가 알아서 하겠다.

저 스스로 지난 며칠 왜곡뉴스, 그리고 자료 없이 만들어진 참 어이없는 가짜뉴스들에 대응하며 싸웠다. 그러나 이렇게 시끄럽게 전 국민을 소모시키며 떠들어댔지만 당은 끝까지 저를 믿어주셨다. 저는 이 얘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께 이게 더 이상 확전이 된다면 제가 당적을 내려놓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계속 말씀 드렸으나 끝내 반대하셨다. 그러나 오늘은 더 이상 제 강력한 의지를 꺾을 수 없어서 이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타언론들까지 나서서 왜곡보도로 공격을 해오고 당과 정부를 끌어들이는 상황을 보면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게 된 것이다. SBS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유포로 지금까지 기사를 쓴 기자들과 그 기사를 모두 캡처해서 200여건, 다음 주 초에 바로 고소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원동지 여러분, 제가 살면서 동지라는 단어를 제 입에 올리는 날이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 2년이 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당원들, 그리고 우리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3일 동안 받은 사랑에 비하면 지금까지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다. 저는 당적 내려놓지만,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곁에서 저를 도와주시고 제게 힘을 주셔야 제가 끝가지 광야에 나가서도 승리할 수 있다. 여러분의 성원이 더욱 더 필요할 때다.

제가 당을 떠나는 것은 당을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더 이상 이런 말이 안 되는 관행들이 상습적으로 자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마포주민 여러분들께 그동안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들이 저를 뽑아준 이유는 아마도 큰 이유가 제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당적을 내려놓지만 제 남은 임기동안 여러분과 더 가까이서 눈 맞추고 마포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더 열심히 더 최선을 다해서 일하겠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공정한 수사를 위해 떠나있겠다. 제가 추진해온 무형문화재 제도 정비, 전통문화 살리기, 역사와 문화에 기반한 도시재생, 특히 목포와 관련 도시재생, 이 일들은 계속 될 것이다.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법을 만들고 정책을 제안할 것이다. 그리고 제가 나서서 제 뜻에 동의하는 분들과 함께 더 구체적인 도시재생의 사례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 그것이 진실의 힘이다. 제게 쏟아진 부동산 투기, 차명재산, 부당한 압력 행사, 의혹과 관련된 언론사들의 왜곡보도를 검찰에 아까 말씀대로 모두 수사의뢰 하겠다. 엄정한 판단을 받겠다. 그리고 그곳에 제가 그 기사들에서 언급한 것 같은 그런 일들이, 그런 사실들이 있었다면, 밝혀진다면 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더불어민주당 당원 여러분들, 제가 언제나 여러분들 곁에 있단 사실, 다시 기억해주시고, 제게 더 큰 힘 주시길 바란다. 고맙다.


sesang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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